한가위와 더불어 민족 최대의 명절로 꼽히는 설이다. 오랜만에 흩어져있던 가족과 친척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자,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며 복을 기원하는 명절이다. 혼자만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닌 서로의 복을 빌어주고 덕담을 나누는 민족. 예로부터 복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던 우리 민족은 복주머니에 복(福)자를 아로새겨 복을 기원했고, 복조리를 서로 나누며 복 받기를 염원했다.
비록 우리 민족의 이러한 풍습이 많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는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심성은 남아있는 듯 복주머니와 선물을 싸는 전통보자기 등의 전통공예품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이에 소장용이나 선물용으로도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전통공예장식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곳을 몇 군데 찾아가봤다. 이번 설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네 문화와 심성을 담고 있는 전통공예품을 선물하며, 복을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통공예관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통공예관 탐방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그 옛날 일상에서 쓰이던 공예품이 현대에서는 하나의 전통공예품이 된 지금, 흔히 신던 신이나 한복, 노리개 등은 명절이나 돼야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게 된 현실이다.

색깔부터 모양새까지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의 공예품들. 설날을 맞아 새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공예를 관람하고 의미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을 찾아갔다.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1988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전통공예관을 오픈했다. 중요무형문화재 공예분야의 4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관은 모두 명장들의 작품들로 구성됐으며 작품마다 의미와 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에 들어서 생각나는 옷은 아무래도 설빔이다. 보통 설빔은 어린이들이 색동옷을 입는데 이는 음양오행설에 따라 옷에 5방색(五方色)을 붙여 복을 기원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진나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공연전시담당은 “아무래도 설날하면 아이들 설빔이 생각나죠. 색동옷을 입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죠. 색동옷에 입힌 오방색은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니까요”라고 말하며 전시장을 안내했다.

아쉽게도 현재 전통공예관에 색동옷은 전시되지 않았지만, 화혜장 보유자 황해봉 선생의 ‘돌쟁이 남여혜’를 만나볼 수 있다.

▲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통공예관에 설과 관련된 장인들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피모공예에 속하는 화혜(靴鞋)는 목이 긴 신을 뜻하는 ‘화’와 목이 짧은 신을 뜻하는 ‘혜’로 나눴으나 오늘날에는 합쳐져 불린다.

또 설날 한복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여인네들의 노리개다. 전통공예관에 전시된 노리개는 매듭장 보유자 정봉섭 선생의 ‘십장생문 삼작노리개’와 김혜순 매듭장 전수교육조교의 ‘은향갑노리개’가 전시됐다.

노리개는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는 부녀자들의 장신구로 주로 양반가의 사람들이 차고 다녔다. 옛날에는 한복을 입고 노리개를 차는 것이 보편화했지만 이제는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나 혼사 등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공예품이 됐다.

이번 전통공예관의 작품 중에는 전통놀이에 쓰이는 작품도 전시됐다. 장인의 손길이 고스란히 감긴 ‘얼레’와 연줄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제사 때 사용되는 ‘향로제작과정’도 한자리에 담고 있어 새로운 학습의 장을 제공한다.

40여 종의 전시품이 모두 중요무형문화재보유자의 작품으로 구성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전통공예관은 상설전시로 운영되며 큐레이터의 설명으로 더욱 생생하게 우리 선조의 공예품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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