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돈봉투’를 받았다는 폭로는 나왔는데, 이를 받지 않았다고 발뺌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의혹에 연루된 자들은 저마다 “음해”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야 모두 박 의장에 대한 사퇴와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있어 박 의장은 벼랑 끝으로 점점 내몰리는 형국이다.
돈봉투 의혹을 사고 있는 현직 국회의장이 해외순방에 나서고 있는 부끄러운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의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현재까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 8일 일본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태평양 의회포럼(APPF) 총회에 참석한 박 의장은 10박 11일간의 해외순방 일정을 그대로 소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일부에선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조기에 귀국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다.
그러나 박 의장 측은 해외순방국 지도자들과 잡은 일정을 취소할 수 없다면서 18일 새벽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의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귀국해서 얘기하겠다”며 다른 언급은 회피하고 있는 상태다.
돈봉투 의혹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의장이 지금이라도 귀국해서 입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시간이 흐를수록 검찰의 칼날은 박 의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박 의장은 관련 의혹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 것이 자신과 혼란한 국정을 살리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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