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천정배 출마설…기존 예비후보 반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동대문갑은 무주공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아 19대 총선에 출마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의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유 전 장관은 그동안 물밑에서 수도권 출마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한동안 청와대 문화특보로 일해 왔던 그는 지난달 특보직을 사퇴한 뒤 본격적인 출마 행보에 들어갔다.

동대문갑 출마설이 나돌았던 민주통합당 천정배 의원은 출마 지역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대문갑은 출마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두고 있다. 천 의원 측 관계자는 “서울에 출마할 계획은 맞지만, 어디가 좋을지 고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천 의원이 한 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의 지역구인 동작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 전 장관과 천 의원의 대결이 성사되면 이명박 정부와 노무현 정부 출신의 두전직 장관 맞대결이란 진풍경이 벌어진다. 하지만, 그러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 전 장관이 한나라당 이름으로 출마하려면 정권심판론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약점을 극복하고 공천을 받아야 한다. 천 의원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동대문갑에 출마한 원외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지용호 예비후보 측은 천 의원의 출마설과 관련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불출마를 선언하고 불모지에 가서 싸우려고 하는데, 굳이 안산(천 의원 지역구)을 버리고 동대문에 오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후보 측은 “어찌 보면 본인의 지역구보다 더 쉬운 곳으로 오는 것은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동대문갑 예비후보 등록자는 16일 현재까지 총 5명이다. 민주통합당 지용호 서양호 권재철 최병연 예비후보와 무소속 조광한 예비후보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용호 예비후보는 민주당동대문구갑지역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17대 총선에 도전한 바 있다. 서양호 예비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당시청와대 행정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조직특보로 일한 경험이 있다.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인 권재철 예비후보는 노 전 대통령 시절 노동비서관출신이다. 최병연 예비후보는 한국전통문화 세계화추진단 준비위원을 지냈다. 조광한 예비후보는 대통령 비서실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이들이 동대문갑 공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분야는 일자리와 교육으로 요약된다. 권재철 예비후보 측은 “경동시장 같은 대형시장이나 제기동, 청량리동 등의 유통중심지가 있다 보니 고령층의 불안정한 일자리가 많다”며 일자리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다른 지역보다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서양호 후보 관계자도 동대문 지역의 교육 인프라를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교육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 지역에서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득표율로 볼 때 야권의 강세가 예측된다.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45.24%,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54.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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