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소 23명 탑승…모두 구조"

(제네바=연합뉴스) 이탈리아 근해에서 13일 오후 8시(현지시간) 승객과 승무원 등 4천200여 명을 태운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해 전복되는 바람에 3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

이 배에는 최소 23명의 한국인 승객이 탑승했지만 모두 안전하게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중해 운항에 나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이탈리아 서해안 티레니아해 토스카나 제도에 딸린 질리오 섬 인근 해상에서 암초와 충돌한 후 기울어지면서 전복됐다.

사고는 승객들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앉아 있을 때 발생했다.

유람선이 좌초하자 일부 승객들은 차가운 바다로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탑승자는 구명조끼를 입은 채 구명정을 타고 안전하게 대피했다.

선체에 갇혀 있던 승객 60여 명은 구조대의 도움으로 유람선을 빠져나왔다.

현재 선박은 사고 해역에 90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이며, 암초와의 충돌로 70여m 길이의 선체 균열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승객 마라 파르메지아니씨는 "타이타닉 선상과 같은 공포스런 장면이 재현됐다"며 "질리오 섬 근처에서 배가 암초에 부딪혔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선장이 미쳤다"고 말했다고 AFP가 이탈리아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주 로마 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으며, 실종자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한국인 승객은 크루즈 인터내셔널이라는 대행사를 통해 탑승한 23명이며, 이들 중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다른 여행사 대리점을 통해서 탑승했거나 이탈리아 관광 중 현지에서 탑승하는 경우도 있어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주 로마 대사관은 현지에 영사를 피견해 한국인 승객들의 귀국 절차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람선 탑승자 가운데 승객은 3천200여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이탈리아인 승객이 1천명, 독일인 500여명, 프랑스인 160여명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구조 당국은 당초 사망자를 6명으로 발표했다가 3명으로 정정했다.

해상구조대는 헬기를 동원해 사고해역 인근 해상을 수색하는 한편 잠수부를 투입해 선체 내부에 승객들이 남아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사고 유람선은 이탈리아 북서부 항구도시 사보나를 출발, 치비타베키아, 팔레르모, 칼리아리, 팔마, 바르셀로나를 거쳐 프랑스 마르세유로 가던 중이었다.

길이 290m, 11만4천500t 규모인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는 스위트룸 58개, 레스토랑 5개, 각종 음료를 제공하는 바 13개, 온천탕 5개, 수영장 4개 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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