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 폐광지역의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 ‘레일바이크’는 철로 위를 달리는 자전거를 뜻한다. (사진출처: 코레일관광개발)
여가활동 욕구 높아졌지만 활용 방법 잘 몰라

[천지일보=장요한·이지영 기자] “직장생활에서 직업경력이 있듯이 여가에도 경력이 필요합니다.”
일부러 쉬려고 짬을 낸 것인데 무슨 경력까지 필요하겠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여가정책 전문가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흔히들 시간이 나면 여가생활을 즐기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시간이 주워져도 여가다운 여가를 잘 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다양한 여가활동을 보내면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주5일제 근무가 시행된 지 올해로 6년째에 접어들면서 개인 혹은 가족의 여가시간이 늘었다.

2010년 국민여가활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평일 4시간, 휴일 7시간으로 2008년 평일 3시간, 휴일 6.5시간으로 늘었다. 평일에는 1시간, 휴일에는 0.5시간이 증가한 셈이다. 또 올해부터는 주5일제 수업이 전국 초중고에서 시범 운영돼 여가시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여유 시간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작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주말이나 휴일에 주로 TV나 비디오를 본다는 사람들이 63%로 가장 많았다. 휴식이 37%, 가사를 하는 경우는 29% 정도였다.

이에 대해 한국여가레크레이션학회 박세혁(서울과기대 교수) 부회장은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여가를 보내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여가를 즐긴 경험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농구를 못하면 축구, 축구를 못하면 바둑 등 다방면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하는데 여가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대체 능력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여가정책과 이해돈 담당관은 “여가활동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여가활동 개념이나 정책 등은 아직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는 속담처럼 다양한 활동을 해야 자신에게 맞는 여가활동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박사는 특히 “생애주기 중 청소년기 이전부터 여가활동을 체험해 체득하게 되면 자신에게 맞는 여가를 찾아낼 수 있다”며 “여가가 단지 쉬는 개념에서 벗어나 생애를 설계한다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희사이버대 윤병국 교수도 여가의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윤 교수는 “쉬고 노는 의미에서 행복하게 잘 쉬는 차원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며 “이미 일만하던 사회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 열차여행과 자전거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녹색자전거열차’ 코스 중 달성 낙동강 인근. 직장인이나 가족 단위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 코레일관광개발, 서울시 생활체육회, 시계방향)
여가환경 변화에 따라 컨텐츠 다양해져

여가환경 변화에 따라 여가활동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여가시간이 생기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 1위에 ‘여행’이 선정됐다(2010년 국민여가활동 조사).

이런 흐름에 발맞춰 코레일관광개발에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에 따르면 지난해 열차 여행객은 2010년에 비해 10~15%가량 증가했다.

코레일관광개발 홍보마케팅팀 최동혁 담당자는 “철도 여행 이용객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과거에는 열차를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인식이 변했다. 열차에서 ‘문화’까지 즐기는 테마관광열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음악과 함께하는 ‘통통통 뮤직트레인’이 테마관광열차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한 자전거 적재가 가능한 ‘녹색자전거열차’ 한류문화까지 즐길 수 있는 ‘한류관광열차’ 특급호텔처럼 꾸며놓은 레일크루즈 ‘해랑’까지 다양한 종류의 열차 여행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겨울시즌을 맞아 강원도 지역으로 떠나는 눈꽃열차, 지역 축제와 연계된 화천 ‘산천어축제’ 열차 등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이와 함께 부담 없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가족캠프나 가족농장도 각광받고 있다. 솔밭가족캠프촌 윤원희 대표는 “가족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최근 5년간 10~20% 씩 꾸준히 증가했다”며 “캠핑지 주변 지역의 축제나 체험시설도 발달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풍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가문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서울시 생활체육회에서는 발 빠르게 생활체육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직장인 특성에 맞춘 직장인생활체육 코너에서는 사내클럽이 가장 많은 야구·농구 종목 위주로 연습 경기장을 제공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직장인 취미에 따라 요트, 스킨스쿠버, 댄스스포츠, 테니스, 검도 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도 개설되고 있다.

또한 가족을 대상으로 생활체육을 즐기고 가족 간 화합과 건강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가족사랑생활체육캠프’와 ‘건강가족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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