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깔이 화려한 식용버섯인 달걀버섯(왼쪽)과 대에 띠가 있는 맹독버섯인 독우산광대버섯 (제공: 농진청)

포자·미세구조까지 확인해야 구별 가능… “직접 채취는 지양해야”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될 수 있으면 산에서 채취한 버섯은 먹지 마세요.”
매년 독버섯 중독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잘못된 독버섯 판별법으로 버섯을 채취, 섭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능성 식품에 대한 관심과 함께 자연에서 채취한 야생버섯의 이용률이 높아져 독버섯의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직접 산에서 채취해 섭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은수저 변색’도 잘못된 구별법
식용버섯과 독버섯의 구별법은 따로 있지 않다. 최근 농촌진흥청(농진청)이 발간한 ‘독버섯 도감’에
따르면 버섯도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형태적인 특성에 의해 종을 구분한 후 국내‧외 발표 문헌을 통해독성이 있는지를 판단한다.

버섯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현미경적인 특성인 포자와 그 외 미세구조를 확인해야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문기관을 방문하지 않고서는 정확하게 종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

이러한 가운데 버섯에 대한 일반인의 잘못된 상식이 중독 사고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게 농진청 농업미생물팀 석순자 박사의 말이다. 석 박사는 “일반인들이 가장 오해하고 있는 버섯 판별법 중 하나가 독버섯은 ‘색이 화려하거나 원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독버섯을 외관상으로만 구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버섯을 먹고 싶다면 시중에 판매되는 것을 사먹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잘못된 독버섯 판별법으로는 화려함 외에도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고 대에 띠가 없는 것, 벌레가 먹지 않은 것, 요리에 넣은 은수저가 변색되는 것 등이 있다. 특히 독버섯이어도 가지나 들기름을 넣으면 독성이 없어진다는 생각은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자생하는 버섯 1680여 종 중에서 식용이 가능한 버섯은 400여 종, 독버섯은 160여 종이다. 이 가운데 야생에서 채취해 먹을 수 있는 버섯은 20∼30여 종에 불과하다.

◆웰빙 선호 풍조로 중독 환자↑
농진청 자료를 기준으로 2004년부터 7년간 독버섯을 먹고 중독된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총 40건이며 환자는 159명이다. 건수에 비해 환자가 많은 이유는 대부분이 버섯 채취 시 동행한 사람이나 이웃과 나눠먹기 때문이다.

특히 2004년에는 환자수(건수)가 19(4)명이었으나 2009년에는 35(7)명, 2010년에는 74(17)명으로 크게 늘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웰빙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직접 자연에서 채취한 버섯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져서다.

지난해는 독버섯 중독사고 1건이 발생해 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석 박사는 지난해 환자와 발생 건수가 줄어든 현상에 대해 “2010년에 많은 환자가 발생하면서 홍보를 잘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꾸준하게 독버섯의 위험성을 알리는 게 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갖가지 중독 증상 발생… 즉시 ‘119’ 전화해야
독버섯은 종류에 따라 독성분이 다르다. 독버섯 중에는 한 개만 먹어도 죽음에 이르는 독우산 광대버섯이나 개나리광대버섯과 같은 맹독성버섯들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농진청은 국내에 자생하는 주요 독버섯의 종류와 중독 증상 등 독버섯 판별법을 담은 ‘독버섯 도감’을 지난달 발간했다.

도감에 따르면 독버섯은 아마톡신 중독, 지로미트린 중독, 코프린 중독, 무스카린 중독, 이보텐산-무시몰 중독, 환각 중독, 위장관 자극 중독을 일으키는 버섯류 등이 있다. 이처럼 미치는 영향에 따라 크게 7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독버섯 중독사고 발생 시 대처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119에 전화한다. 만약 환자가 의식은 있으나 경련이 없다면 물을 마시고 토하게 한다. 또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먹고 남은 버섯은 비닐봉지에 담아 의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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