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분열 가능성 증폭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한나라당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돈봉투 파문’이 폭로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계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친이계 등 일부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후보시절인 2007년 경선과정에까지 돈 선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친박 진영이 반발하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 분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돈봉투 파문의 불똥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튀었다. 친이계 일각에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맞붙었던 경선 당시의 자금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것. 원희룡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때 경쟁이 치열했는데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양쪽 모두 동원이나 비용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느냐”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체육관 경선이 돈 선거를 조장한다는 지적이었지만, 박 위원장의 연루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파문을 일으켰다. 홍준표 전 대표도 “2007년 대선후보 경선도 조직선거였다”고 했다.

이처럼 돈 선거 문제에 2007년 대선후보 경선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은 다분히 박 위원장을 겨냥한 ‘흔들기 의도’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돈봉투 의혹에 대해 “이야기할 게 없다”고 했다. 박근혜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홍사덕 의원은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며 돈선거 의혹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친이계는 쇄신파의 재창당론에 가세해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돈봉투 파문 전에는 친이계 장제원 의원이 비대위원 중 일부의 자질을 문제 삼아 사퇴를 요구했었다. 돈봉투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안형환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재창당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같은 갈등 양상 속에 당 분열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평론가 이종훈 박사는 “돈봉투 파문으로 친이계가 뭔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렸다”며 “바깥으로 튀어나갈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총선이 임박한 시점이었다면 친이계가 당을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했을 테지만,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이탈하기 쉽다는 것이다.

박근혜 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 분열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 분열 시 한나라당은 물론 박 위원장에게도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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