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임진년 새해 벽두부터 세계는 심상치 않다. 아니 세계라고까지 할 것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세계를 대표해서 모든 시선이 이 한반도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실감나게 증명할 수 있는 대목은 바로 미국의 전쟁전략 수정이다.

벽두부터 미국 안보현안의 주요변화는 곧 국제질서의 새로운 변화로 이어지며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어디로 꼽고 있는 것일까. 우선은 이란이다. 이란의 핵 제재와 석유수출 차단을 목적으로 의회에 군사개입까지 요구해 놓은 상태다.

다음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의 무절제한 군사력 팽창과 그 군사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필리핀 베트남 등 남중국해 인접 국가들과의 갈등에 적극 관여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에게 주도권을 넘길 수는 없다는 계산이다.

다음으로는 북한과의 관계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확산 방지를 그 목표로 두고 있으며, 해결방안으로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이같은 미국의 방위전략의 수정은 지금까지 구(舊)소련 붕괴 후 22년간 유지해 오던 ‘2개의 전쟁’ 전략(두 곳의 전장에 동시에 지상군을 투입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전략)을 사실상 폐지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동안 ‘2개의 전쟁’ 전략으로 인한 소모전을 인정하는 셈이며, 나아가 국방비 절감과 미군의 감축을 꾀하며,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한 중국 북한 이란에 대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을 함으로써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의 안보 강화’ 즉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복병이 있다면 북한의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협 등에 따른 문제를 어떻게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물론 리얼 페네타 미 국방장관은 한 곳은 전면전, 다른 한 곳은 전쟁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거나 지연한다는 ‘원 플러스 전략’을 수행하면 된다고는 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여기는 문제는 중국의 군사력 팽창이며 김정은 체제의 불안이다. 결국 한반도의 긴장고조에 따른 우려다. 따라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감축은 예상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우월한 이유다.

또한 미국과 서방세계를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갈등이다. 핵개발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세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원유수입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이란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제재를 해온다면 호르무즈해협(아라비아해에 위치한 중동 석유의 3분의 1이 지나다니는 통로)을 봉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한국이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80%가 지나가는 통로며, 전 세계 원유의 3분의 1이 지나다니는 목진지다. 따라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 한국을 포함, 전 세계는 일대 혼란에 직면하게 될 것은 뻔하다. 

이상과 같은 상황에서 미국 다음으로 격변사태에 영향을 끼칠 중국을 들여다 볼 필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미국의 전쟁전략 수정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불을 붙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더욱더 고조되는 양상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에 따라 중국은 북한과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때부터 제기돼 오던 ‘북중우호조약에 대한 강화’ 가능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남한과는 경제협력을 도모하는 등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우리가 놓치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은 중국은 우리의 고구려 역사를 중국의 변방 소수민족으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에 이어 발해마저 중국의 변방 소수민족의 역사로 둔갑시키려 한다는 점이다. 소위 “발해는 당나라 지방정부”로 왜곡시킨 관영 중국중앙TV ‘창바이산(백두산의 중국식 표현)’이 중국 전역에 계획적으로 방영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어찌 그뿐인가. 나라마다 총선과 대선의 회오리가 이미 불어 닥쳐 온 세계는 선거 정국으로 뒤엉키며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는 분별력을 잃지 말아야겠으며, 지혜를 모아 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는 슬기로운 민족으로 우뚝 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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