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 대웅전 ⓒ천지일보(뉴스천지)

조계사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조계사  곳곳엔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의 마음이 묻어났다. 커다란 불상 앞에서 쉬지 않고 절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탑을 돌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리고 사찰 곳곳마다 각기 다른 소원을 적은 등(燈)들이 가득했다.

조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직할교구의 본사(本寺)이자 총본사로 중앙총무원․중앙종회 등이 있는 한국불교의 중심지로 꼽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세워졌는데, 조선불교의 자주화를 염원하는 스님들에 의해 각황사란 이름으로 창건된 후 이전과 개칭을 거쳐 오늘날의 조계사에 이르렀다. 현재 조계사는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위치해 있다.

조계사에 들어서 문을 지나 대웅전 가까이로 가니 좋은 향내가 코끝을 스쳤다. 가장 먼저 대웅전이 불자들을 반긴다. 서울시유형문화재 제127호인 대웅전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단층 건물로는 최대규모다.

위엄 있는 대웅전 현판 아래 성도재일(석가가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된 날을 기념하는 날로 음력 12월 8일)을 기념해 보리수 연등들이 대웅전을 둘러싸고 있다. 그 색깔도 노랑, 하늘색, 빨강, 분홍, 흰색으로 매우 다양해 조계사를 더욱 고운 빛깔로 물들였다.

보리수 연등에는 발원(發願, 신이나 부처에게 소원을 빎)한 사람들의 이름과 주소, 소원이 적혀 있었다. 그 소원들을 살펴보니, 가족의 건강, 합격, 승진, 행복 등 다양했다.

▲ 조계사 대웅전에 소원이 적힌 보리수잎 연등이 둘러져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리고 대웅전을 마주하고 있는 탑이 있는데, 그 주위에도 역시 소원이 적힌 보리수 연등들이 둘러져 있다. 이 탑은 ‘8각 10층탑’으로 이 석탑 안에는 부처님진신사리 1과가 봉안돼 있으며 8각은 팔정도를, 10층은 수행법인 십선법(十善法)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이 탑을 돌면서 고개를 숙이고 또 몇 걸음을 걸어 고개를 숙이기를 반복했다. 그들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며 한 걸음, 한 몸짓 정성을 다했다.

외관을 어느 정도 둘러본 후 대웅전 안에 들어섰는데 불경을 외우는 노랫소리가 귓전을 울렸고, 천장을 바라보니 등불들이 은은한 빛을 비추고 있었다. 천장은 다양한 모양의 한지 등(登)과 연꽃 등이 빼곡하게 메우고 있었다. 천장이 높이 있어 잘 보이진 않았지만, 각 등에도 역시 발원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가 달려 있는 듯했다.

▲ 조계사 대웅전 천장에는 한지 등과 연꽃 등이 가득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리고 대웅전의 가장 핵심인 삼존불은 그 크기가 매우 압도적이다. 세 불상이 각각 약 5m 20㎝ 크기로, 현재 단층 규모의 법당에 모셔진 불상으로는 국내 최대 크기라고 한다. 그 앞에 사람이 서면 사람이 매우 작게 보인다.

삼존불 중 가운데 불상은 ‘석가모니부처’이며, 왼쪽에 있는 불상은 고통 받는 병자나 가난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약사여래불’, 오른쪽에 있는 불상은 즐거움만 있는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세워 이곳에 머물면서 법을 설파하는 ‘아미타여래불’을 상징한다.

▲ 조계사 대웅전 삼존불 ⓒ천지일보(뉴스천지)

사람들은 저마다의 모습으로 부처에 예를 다했다. 어떤 이들은 대웅전 맨 뒷줄에서 불경을 펴놓고 공부하며 그 뜻을 되새기기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삼존불 앞에서 차례대로 절하며 부처에 무언가를 바랐다.

소원을 빌기 위해서인지 평일 오후임에도 대웅전에는 50명가량 되는 많은 사람이 모였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며, 그것이 이뤄지길 염원하는 마음을 부처에 전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신을 찾고 의지하는 종교인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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