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라별 중고생 교복을 설명한 사진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여러 나라 학생들의 교복 사진이 올라온 가운데 한국 학생들의 교복 사진이라고 올라 온 것이 어느 유명 브랜드의 점퍼를 입고 있는 학생들의 뒷모습이었다. 이미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개그프로를 비롯해 여러 방송에서 언급된 바 있지만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도 씁쓸한 모습이 아닌가 한다.

학생들이 해당 점퍼를 입는 이유 중 하나가 해당 브랜드의 옷을 입지 않으면 또래 집단에서 제외될 것 같아서라고 한다. 또래집단의 유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집단따돌림 등 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나는 현상이다 보니 조용히 넘어갈 수만은 없는 문제라고 본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같은 브랜드의 옷이라도 그 가격에 따라 계급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가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더 비싼 것, 소위 말해 상위 계급의 옷을 구입한다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심지어는 해당 점퍼를 사기 위해 금품을 훔친 학생들까지 등장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어른들의 명품 열풍이 학생들에게까지 번진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해당 브랜드의 옷을 입는 것이 유행을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려 지내며 공부해야 할 학생들이 따돌림 당하지 않기 위해 입는 옷마저도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유행을 떠나 혹여 따돌림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아이들.

학교 당국은 물론,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또한 특정 브랜드의 옷을 마치 교복처럼 입고 다니는 이 현상을 단순히 유행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기이한 현상 속에 혹 상처받고 고통받는 아이들은 없는지, 그 안에 숨겨진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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