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식ㆍ청렴도 경찰이 검찰보다 높다"

(대구=연합뉴스) 수사권 조정 문제로 검찰과 경찰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조현오 경찰청장이 "이제는 우리가(경찰이) 검찰을 통제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조 청장은 9일 대구지방경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학교폭력 관련 시민 간담회에 이어 현장직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수사권과 관련해서 인권문제가 이야기되고 국가인권보호기관으로서 검찰이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고 하는데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직원 1인당 진정 건수가 우리가 검찰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청장은 "수사를 왜 우리 경찰이 검찰의 통제를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인권의식과 청렴도는 경찰이 (검찰보다)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또 "39개 국가기관 가운데 청렴도 시책 평가에서 우리가 11위인데 반해 검찰은 29위를 차지했다"며 "그런데 누가 누구를 통제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조 청장의 이날 발언은 '인권보호 측면에서 검찰이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고 하는 검찰측의 그동안의 주장에 대해 '인권이나 청렴도 면에서 경찰이 훨씬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어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날 자리에 참석한 한 경찰 간부는 "조 청장의 발언은 경찰의 청렴도와 인권의식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였지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청장은 지난 1년간 가장 잘 한 일(베스트)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인사정의가 이뤄진 점'을 들었다.

특히 자신이 총경 시절 알게 된 한 경찰관이 최근 승진에서 탈락하자 '청장님 이제 다시 볼 일 없을 겁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조 청장은 "본인이 서울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비서실장이었던 사람도 이번에 승진이 안됐다"고 덧붙이고 "(인사정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찰이 어떻게 정의롭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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