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운교천단. 이 천단은 하느님을 숭배하는 곳으로 도솔천 현판을 걸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늘의 왕궁’ 이 땅에 내려오길 염원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사시사철 변하지 않고 늘 푸른 소나무 밭이 펼쳐진다. 솔숲에서 부는 상쾌한 공기를 맞으며 500여 미터 남짓 거닐다 보면 어느새 수운교천단에 다다른다. 대전시 자운대 금병산 자락에 위치한 수운교천단은 천혜의 자연환경에 둘러싸여 한 폭의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수운교천단은 1929년에 세워진 목조건물로서 수운교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1989년 3월 18일 대전광역시문화재자료 제12호로 지정됐다가 1999년 5월 26일 대전유형문화재 제28호
로 재지정됐다.

수운교는 동학을 일으킨 수운(水雲) 최제우를 교조(敎祖)로 하여 하늘님을 숭배하는 종교다. 수운교의 본전이기도 한 천단은 천상에 무형으로 존재하는 천궁(천국, 극락, 천당등)을 상징해 지상에 만든 것이다.

천단 건립에 동원된 건축술은 조선시대 건축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천단 건물(도솔천)과 광덕문(출입문), 육각으로 지은 종각 등 3동으로 되어 있다. 건축은 경복궁을 중건한 최원
식 목수가 맡았다.

천단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경내 가장 큰 문인 광덕문(廣德門)을 지나야 한다. 문 앞으로 올라가니 네 개 문에 그려진 사천왕 그림이 부리부리한 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감찰이라도
하듯 쏘아본다. 문을 넘어서면 양쪽으로 벽화가 있다. 특이한 것은 사군자와 더불어 모란, 목련, 연꽃, 무궁화가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부귀와 영광의 상징인 모란, 추운겨울 이기고 나온 선구자로 상징되는 목련, 더러운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연꽃, 정조 있고 결백함을 뜻하는 무궁화에 의미를 둔 것으
로 읽힌다.

광덕문을 지나 정면을 바라보면 금병산 자락을 병풍으로 하고 잘 다져진 땅 위에 우뚝 솟아난 모양으로 건축된 수운교천단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천단은 하늘님을 숭배하는 곳으로 도솔천(逃率天) 현판을 걸었다.

▲ 돌을 던져 맞추면 쇠소리가 나는 석종. ⓒ천지일보(뉴스천지)

이 모습은 우리 민족이 염원했던 바를 잘 나타내주는데, 그 염원은 바로 하늘과 신을 향한 것이다. 수운교의 대표적인 종교행사가 진행되는 곳이 바로 이 천단이라는 점이 이를 잘 드러내준다. 유불선 합일을 추구하는 수운교가 궁극적으로 지향했던 것은 천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88㎡ 규모의 천단 건물에는 12마리의 큰 용과 44마리의 작은 용, 88개의 봉황상이 조각돼 있다. 건물 안에는 북벽에 일월성신 조각과 동쪽에는 금강탑, 서쪽에는 무량수탑이 각각목조 6층으로 금박되어 있다. 또 4면에 불보살, 선관, 성군·사천왕 조각이 있다. 서벽에는 동진보살의 탱화가 배치돼 있다. 지붕에는 궁궐과 왕실 건축물 등에만 이용하던 12지신상을
설치했다.

이는 천상에 있을 법한 것을 상상해 눈에 보이는 것으로 형상화 했다고 한다. 의식행사와 천단의 구조는 불교의 의례를 기초로 했으며 교도들의 성금으로 건축됐다.

수운교천단인 도솔천과 함께 눈에 띄는 조형물로는 석종이 있다. 동물 모양의 석종은 두드리면 쇠북소리가난다고 해서 일명 석고라고도 불린다. 작은 돌로 쳐도 쇠소리가 난다.

출처는 충남 보령군 청라면 황룡리에 거주하는 송종독이 연 3일 밤을 수운교로 인도해달라는 꿈을 꾸고 1926년에 수운교로 운반해 현재 천단 서편에 안치돼 있다. 이 석고가 스스로 소리를 내면 세계 평화가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천단 아래로는 범종이 달린 종각이 있으며, 매일 3회 타종한다.

천단에서 동쪽으로 떨어져서는 법회당과 봉령각이 있다. 법회당에는 삼불상과 천수천안관자재보살탱화및 신중탱화가 봉안돼 있다. 봉령각에는 목조 아미타불상과 양위선생(성덕군 순덕군)영정 및 신중탱화를 봉안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