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상담 학교폭력 예방 효과 커… 전국 5000여 명 활동 중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학교폭력에 대한 파장이 일면서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폭력·왕따 피해 소지가 있는 친구를 또래 청소년이 상담하는 ‘청소년 또래상담’ 교육이 눈길을 끌고 있다.

1994년 처음으로 ‘청소년 또래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한 한국청소년상담원에 따르면 또래상담 교육과 실습을 받은 중고생 5000여 명이 현재 전국 573개교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조은경 팀장은 “청소년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의 절반이 또래 청소년”이라며 “청소년 시기에는 또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는 특성을 활용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또래상담자가 은폐되기 쉬운 왕따나 학교폭력 등을 발견해 친구 입장에서 상담을 하거나 상담교사와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이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친구가 상담자가 되다 보니 피해 청소년들이 교사나 부모에게 드러내기 어려운 문제를 보다 쉽게 털어놓고 있다.

조 팀장은 “학교에 전문 상담사가 배치돼 있지만 사실상 많은 아이들의 고민을 다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일상을 함께하는 또래 청소년이 친구의 변화나 어려움을 빨리 발견할 수 있어 예방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또래중조(仲調) 프로그램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대면하게 한 뒤 또래 중조자로 나선 학생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1983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경기도교육청이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했다. 현재 도내 10개 중고등학교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올해 40개 학교로 확대된다.

또래상담자나 중조자는 보통 15~20시간 훈련을 받으며, 참여 학생은 대화기술, 의사소통, 감정 조절 방법 등을 배우고 실제 실습도 거쳐 1년가량 교육을 받은 이후 활동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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