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선출 이후 압박 가중될 듯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정치권에 현역의원 ‘물갈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은 한나라당을 먼저 흔들고 민주통합당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나라당에선 현재 당의 지지율보다 5%p에 미치지 못하는 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방안이 거론된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과 수도권 강남벨트 쪽으로 물갈이 압박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흐름이다.

당의 대표를 뽑기 위해 분주한 민주통합당도 물갈이 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의원 교체에 대한 요구가 각종 매체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고, 한나라당의 쇄신 바람에 어떻게든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이미 수도권 출신 3선인 정장선 의원과 호남 출신의 초선인 장세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수도권 3선인 김부겸 의원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대구에 출사표를 던짐으로써 당내 물갈이 여론에 불을 댕긴 상태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15일에 열리는 만큼, 전대 이후 본격적인 물갈이론이 비등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당권 도전에 나선 후보들은 저마다 쇄신과 변화의 기치를 들고 나왔다.

젊은 대표론을 강조하는 이인영 후보는 “당의 정체성과 확연히 다른 분들,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시는 분들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다”면서 “단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로,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이유로 세 번, 네 번 공천을 주는 낡은 정치의 종말을 선언한다. 확 바꾸자”고 주장했다. 다른 후보들도 공천제도를 거론하며 쇄신·변화의 흐름에 가세하고 있다.

결국 물갈이 여론의 종착지는 호남지역으로 쏠리고 있다. 호남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이 같은 물갈이론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당헌·당규 등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호남의 한 의원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한 이후 국민의 욕구를 감안해서 일관된 기준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공고해 쇄신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면서 “반면 민주통합당은 여러 세력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 수준 이상으로 쇄신과 개혁, 혁신을 단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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