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부다비 건설중인 알슈웨이핫 S2 민자담수발전프로젝트 현장 전경 (삼성물산 제공)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162층, 828m)다. ‘21세기의 바벨탑’이라고도 불리는 이 건물의 총면적은 잠실운동장보다 넓다. 이 건축물의 시공사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 건설기업인 삼성물산이다.

또 지난해 완공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은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평가받는다. 지상 55층 3동으로 이뤄진 이 건물은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진 구조며 세계 최대 규모의 전망대를 갖춘 스카이파크가 올려져 있다. 이 건축물 또한 한국 건설업계인 쌍용건설이 시공했다.

두 건축물은 규모나 건축학적 수준에서 볼 때 세계 건축사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건축기술 능력을 전 세계에 드높였다는 평이다.

K-POP과 함께 한류 열풍을 한몫 거들고 있는 해외 건설시장의 연간 수주규모가 4년 연속 4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를 이끄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단일 산업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 수출 산업의 주력 분야인 자동차·반도체·조선 등도 이미 넘어섰다.

◆ 올해 사상 첫 700억 달러 수주 점쳐

해외건설업계는 올해 세계경제에 큰 위기가 없다면 사상 첫 700억 달러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부문 총 수주액은 59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치인 것은 물론 2년 연속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당시 수주액 716억 달러에는 정부 주도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186억 달러) 수주액이 포함돼 있어 민간건설업체의 실적만으로는 사실상 역대 최고 실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올해 중동 지역을 휩쓴 정세불안 가운데서 거둔 실적으로 본다면 결코 작지 않은 성과다.

이렇듯 국내건설업체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자 정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사상 첫 700억 달러 달성’으로 잡았다. 국내건설사들의 플랜트 부문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고 시장 다변화도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해외건설시장에서 지난해 매출 183억 달러, 점유율 4.8%로 2단계 뛰어올라 일본과 오스트리아를 제치고 7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와 경쟁 상대인 일본은 지난해 중동과 북미에서 부진을 겪어 20억 달러나 매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순위에서 1단계 내려가 우리나라보다 뒤쳐진 상황이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경쟁력도 해외 경쟁업체들에 뒤지지 않을 만큼 높아졌다. 가격 경쟁력, 철저한 공기 준수, 우수한 플랜트 품질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 건설 수주지역, 아시아·중남미로 확산

2012년에는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운동으로 불거졌던 정세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재건 수요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각국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해서라도 건설 프로젝트를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4년까지 중동시장은 연평균 12.1%로 중남미(11.8%), 아프리카(10.4%), 아시아(9.6%) 등 다른 시장에 비해 가장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리비아의 재건 건설시장 규모는 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해외건설 수주지역도 중동시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아시아·중남미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흥국의 건설 시장에 대한 대규모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권도엽 장관을 중심으로 한 국토해양부 공직자들은 수시로 직접 중동·중남미·아시아 등 해외 현지를 돌며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다. 국토부는 또 내년부터는 해외 건설분야를 담당하던 해외건설과를 해외건설정책과로 바꾸고 해외건설지원과도 새로 만들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해외사업 5개년 추진 전략’을 수립, 민간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김효은 해외건설협회 연구원은 “지난해 중남미·아프리카·아시아 건설시장은 전년 대비 4.7~22.6%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으며 신흥국 위주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어 이곳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부가가치 높은 분야 경쟁력 키워야

‘건설 한류’로 불릴 만큼 확대·확산된 해외건설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건축 본래의 기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즉 부가가치가 높은 구조 및 디자인 설계 분야 등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르즈 칼리파와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두 건축물 모두 미국 건축가가 맡아 설계했고 얼마 전 공모한 서울 용산역세권 랜드마크빌딩 설계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현재 시공 등의 하드웨어에 집중돼 있는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역량을 용역·설계·감리 등과 같은 전문 인력 확충에 쏟는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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