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사회당 안효상 대표가 2일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좌파 정당은, 우리의 생각이 육신을 얻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사회당은 처음 제 발로 섰을 때부터 유토피아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 분투했으며, 끊임없는 좌절 속에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눈앞의 과제와 정면으로 맞섰다”면서 “다가올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민중의 저항에 함께 할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함께 하고자 하는 당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나누시기 바랍니다.

해가 지날 때마다 우리는 다사다난했다고 합니다. 정말로 언제나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는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습니다. 그 한복판에 이른바 깨어나는 민중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시작되어 여전히 진행 중인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운동, 오만하고 경직된 기술관료제와 자본의 탐욕이 자연의 재앙 앞에서 산산이 부서져 내린 후쿠시마 사태에 맞서는 전 세계적인 탈핵 운동, 금융 자본의 탐욕 때문에 생긴 ‘재정 위기’를 전가하려는 움직임에 맞서는 유럽 민중의 저항, 금융자본주의의 한복판에서 체제의 균열을 내고자 하는 월가 점령 시위, 세계 경제의 견인차이자 신자유주의 시대 최대 수혜자인 중국에서 가장 착취당했던 농민들의 저항, 시대착오적인 인격적인 독재 체제에 맞서는 러시아 시민들의 저항까지 2011년은 말 그대로 저항하는 사람들의 해였습니다.

이런 저항의 흐름은 한국을 비켜가지 않았습니다. 아니 경우에 따라 이 땅은 전 세계적인 저항의 중심이기도 했습니다. 정리해고, 철거, 성희롱, 야간 노동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다양한 착취와 억압에 맞서는 투쟁이 말 그대로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의도에서 금융자본주의에 맞서는 투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때로는 승리하기도, 때로는 패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승리와 패배보다 더 값진 것은 그러한 투쟁을 벌일 수 있었던 우리의 의지와 연대였습니다. 이런 의지와 연대 속에서 우리는 2012년을 커다란 변화의 해로 만들고자 하는 꿈을 꿀 수 있었습니다.

루쉰은 1923년의 어느 강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꿈을 꾸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바로 앞 문장은 이렇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꿈에서 깨어났을 때 갈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꿈속에 있는 건가요, 아니면 꿈에서 깨어난 것일까요? 지난해가 깨어 있는 민중이 저항하는 해였다는 것은 민중이, 우리가 이미 신자유주의의 악몽에서 깨어났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악몽에서 깨어났기 때문에 2012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를 넘어서서 평등한 세상으로 가는 더 민주적이고 더 생태적인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꿈 말입니다.

새로운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다가올 위기에 민중과 함께 맞서기 위해 새로운 좌파 정당 건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침몰하는 이 체제를 땜질해서 결국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보수 정당도 아니고, 한때는 세상을 바꾸고자 했으나 이제는 바뀐 세상에 뒤처진 낡은 진보도 아닌 그런 정당이 필요합니다.

이를 우리가 좌파 정당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인간의 절대적 동등성에 대한 믿음을 실현하기 위한 당대의 과제에 가장 충실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유토피아를 상실하지 않으면서, 눈앞의 과제를 회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가 로도스이니 여기서 뛰어야 합니다.

함께 하고자 하는 당원 여러분,

사회당은 처음 제 발로 섰을 때부터 유토피아를 상실하지 않기 위해 분투했으며, 끊임없는 좌절 속에서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눈앞의 과제와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히 우리는 새로운 좌파 정당을 만들자고 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봄기운과 함께 솟구칠 저항의 에너지를 모아내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독자적으로 우뚝 설, 그리하여 다가올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민중의 저항에 함께 할 거대한 흐름을 만들고자 합니다. 새로운 좌파 정당이 바로 ‘우리의 생각이 육신을 얻는 곳’입니다.

감사합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