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권력도 무력도 그렇다고 물질적인 힘도 아니다. 부드럽지만 강하게 사람들의 삶을 파고드는 것, 그것은 바로 문화다. 2011년 신묘년은 그야말로 세계 속에 한국을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한 해였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까지 퍼져나간 케이팝(K-POP) 열풍, 계속되는 드라마와 영화의 한류 바람,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한국인 대거 입상 등 세계 곳곳에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알린 순간들이었다. 이뿐 아니라 인류무형유산으로 줄타기, 택견, 한산모짜기가 등재되고 일성록과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고금(古今)의 우리 문화가 세계의 인정을 받았던 뜻 깊은 해로 기록될 것이다. 올 한 해 세계를 감동시키고, 또 인정한 우리 문화의 힘. 다시 한번 되돌아보자.
 

완벽 외모·중독 후크송 매력적
한류 견인… 장르 다양화 필요
 

케이팝 열풍의 중심에 섰던 걸그룹 소녀시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케이팝(K-POP) 열풍의 진원지였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를 넘어 올해엔 남미, 미주, 유럽, 중동 등 전 세계에 케이팝의 인기가 부각됐다. 특히 케이팝은 한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동시에 외국인이 한국문화를 접하는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소녀시대, 카라 등 걸그룹이 일본 오리콘차트를 휩쓸며 위상을 떨쳤고,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아시아권에서 케이팝은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미국과 영국의 팝(Pop)을 물리치고 당당히 세계 대중음악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올해는 특히 케이팝의 인기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간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팝의 본고장 미국과 유럽, 더 나아가 중동과 남미에서 케이팝이 환영받으면서 가요계 종사자, 평론가 등 관계자들이 이 현상을 분석하고 나섰다.

케이팝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세계 곳곳에서 팬의 수가 늘었다. 케이팝 그룹의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경연대회가 열릴 정도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등 국내 대표 아이돌그룹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SM)가 세계로 향하는 케이팝의 포문을 열었다. SM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소속 가수들의 단독 콘서트 ‘SM타운 라이브 인 파리’를 열었다. 현지 팬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1회로 예정했던 공연을 2회로 연장했으며 총 1만 4000명의 관객이 공연장에 모였다.

샤이니는 영국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SM 콘서트가 열린 같은 달 샤이니는 비틀스가 녹음했던 영국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쇼케이스를 열었으며 11월에는 현지에서 단독으로 공연했다. SM타운 콘서트는 10월 뉴욕으로 이어져 1만 5000명의 팬을 열광시켰다.

이 외에도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 큐브엔터테인먼트 가수들 역시 세계로 나섰다. 지난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오투 브릭스턴 아카데미에서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를 열었으며, 이어 13일 브라질 상파울루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케이팝 역사상 최초로 남미에서 열리는 단독공연이다.

케이팝이 각국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일찍이 세계에 나갈 것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일본 케이팝 전문가 후루야 마사유키는 “케이팝은 완벽한 외모로 시선을 끈다. 외모엔 패션, 화장, 헤어스타일 등을 포함한다. 완벽한 군무와 귀에 착 감기는 후크송 역시 케이팝의 매력”이라고 분석했다.

케이팝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로 ▲듣기 쉽고 따라 할 수 있는 댄스 팝 ▲반복되는 후크송 ▲절도 있는 군무 등을 꼽을 수 있다.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장은 “케이팝의 인기는 앞으로도 더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유럽과 남미, 미주에서 부는 한류현상은 대중적이라기보다 마니아적이다. SNS가 더 발달하게 되면 접근성이 높아져 케이팝의 확산이 더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비슷한 유형의 댄스 팝이 계속 나오면 대중은 지루해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케이팝의 저변 확대를 위해 록, 발라드 등 음악 장르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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