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남극해>=연합뉴스) 쇄빙선 아라온호가 28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조난 어선 스파르타호를 얼음이 없는 안전한 구역(IFZㆍIce Free Zone)으로 이끈 후 사흘간의 구조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새벽 4시께 아라온호는 스파르타호의 자력 항해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일등항해사와 현대건설[000720] 직원들을 스파르타호로 보냈다.

현대건설 직원들은 파손부위를 보강하려고 쳐놓은 콘크리트 양생 상태를 점검하는 등 수리 상태를 정밀 진단했다.

이후 자력 항해가 가능하다는 최종 판단을 내린 후 새벽 5시께 사고해역을 출발했다.

아라온호는 스파르타호의 안전을 위해 속도를 8노트(15㎞) 아래로 낮추고 최대한 얼음이 없는 구역으로 조심스럽게 항해했다.

그러나 10시간이 넘는 아라온호의 구조항해는 쉽지 않았다. 오전 10시께 남위 74도 15분의 거대한 유빙을 통과할 때는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 길을 냈는데도 스파르타호가 따라오지 못해 다시 뒤로 돌아가 주변 얼음을 걷어내는 등 애를 먹기도 했다.

오후 6시30분께 얼음이 없는 안전한 해역에 도달하자 마침내 스파르타호의 자매 어선인 치요-마루 3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파르타호 선장은 자매 어선과 만난 후 아라온호와 무전을 통해 "선장과 모든 승조원들에게 감사하다"고 간단한 인사를 전했다.

선원들은 성탄절도 반납하고 밤샘 수리작업을 벌인 한재홍 기관장 등 아라온호 승조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스파르타호는 장보고과학기지 정밀조사를 위해 떠나는 아라온호를 향해 뱃고동을 울리며 작별을 알렸다.

13일간 해빙으로 둘러싸인 망망대해에서 사투를 벌였던 스파르타호 선원들은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이번 아라온호의 성공적인 구조활동에 대해 이홍금 극지연구소장은 "32명의 선원 모두가 무사히 귀환하는데 우리 아라온호가 도움을 주게 돼서 기관장으로서 자랑스럽다"라고 기쁨을 전했다.

또 "국내 선박건조 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 극지 연구를 수행하는 데 있어 러시아를 비롯한 외국과의 협력 관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번 구조활동의 의미를 평가했다.

한편 구조작업을 마치고 장보고과학기지 건설지를 향해 방향키를 돌린 아라온호는 새해 첫날 건설지인 테라노바베이(Terra Nova Bay)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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