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돌림 당하는 아이, 징후 반드시 있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주 대구 중학생이 상습적인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라디오 전원선을 목에 감고 끌고 다니면서 과자 부스러기를 주워 먹도록 하는 등 가해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를 3개월간 약 39차례 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피해자 중학생 A군의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은 3개월 동안 이와 같은 사실을 눈치조차 채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청소년 폭력 상담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알아채지 못한 사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집단 따돌림을 당하거나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은 분명히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입을 모았다.

보복 당할까 두려워 직접적으로 폭력을 당한 사실을 말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행동 등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짐작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폭력 및 집단 따돌림의 징후’를 부모·교사의 입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부분으로 각각 나누었다.

먼저 부모가 알아챌 수 있는 폭력 피해 징후로서는 ▲친구에게서 전화 오는 것을 싫어함 ▲갑작스런 성적 하락 ▲비싼 옷이나 운동화 등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망가뜨림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음 등이 있다.

강민철 김포시 청소년지원센터 상담사는 “외상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옷을 몰래 갈아입는 경우, 말수가 없어지는 경우도 의심할 수 있다”며 “요즘은 휴대전화로 마치 친한 친구가 불러내는 것처럼 ‘몇시까지 나와라’ 등 가해자들의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가 발견할 수 있는 따돌림 징후로서는 ▲수업시간에 특정학생에게 야유나 험담이 도는 것 ▲혼자서만 하는 행동이 두드러짐 ▲청소당번을 항상 동일학생이 함 ▲눈치를 자주 봄 등이 있다.

청소년 범죄예방지도 관계자는 “부모가 이러한 행동을 발견했을 때 피해 학생에게 ‘왜 그러냐’며 추궁하면 절대 피해 사실을 고백하지 않는다”며 “학교 측과 논의를 한 후에 피해 학생을 보호하는 방향을 잡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