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먹이 주기’부터 ‘트위터 관리’까지… 다양한 방학 알바
불법 구인광고 주의… 전문가 “조건 육하원칙으로 따져봐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겨울방학 알바(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이젠 하늘의 별따기에요. 그렇지만 용돈까지 부모님께 타 쓰기에는 너무 눈치 보이잖아요. 등록금도 비싼데.”

원광대 경영학부 1학년 백송이(21) 씨는 작년 겨울방학 때 옷가게 알바를 했다. 시급 4500원으로 넉넉지 않아도 3번의 면접에서 떨어진 후 하는 일이라 더 보람찼다. 아침부터 시작하는 알바는 아침잠이 많은 백 씨가 학기중 생활패턴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겨울방학 알바 시즌이다. 기말고사를 마친 대학생뿐만 아니라 수능일 직후부터는 고3 수험생까지 알바 시장에 몰렸다. 경쟁률이 높아졌으나 포기할 수는 없다. 높아진 물가와 비싼 대학 등록금으로 방학 알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버린 학생들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264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겨울방학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92.5%(2445명)가 ‘겨울방학에 아르바이트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10명 중 9명이 하는 겨울방학 알바. 잘 골라야 짧지만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번 방학, 어떤 알바를 해볼까.

◆방학 알바“ 내가 제일 잘나가”
‘천국의 알바’로 알려진 펭귄 먹이 주기 알바는 단연 방학 알바 중 최고의 인기다. 펭귄에게 먹이를 주고 3주에 항공비 포함 1천만 원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천국은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알바 인턴십 프로그램인 ‘알바천국, 호주 필립아일랜드 원정대 4기’를 모집한 결과 1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키장과 관공서 알바도 인기가 높다. 스키장 알바는 다른 알바에 비해 급여가 높고 마음껏 스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키 마니아에게는 돈도 벌고 스키도 탈 수 있는 ‘일석이조’인 셈. 또 숙식도 제공된다.

공공기관 아르바이트는 임금 체불이나 부당대우의 우려가 없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 인기직종이다. 이번 방학에도 서울시를 비롯해 각 자치구별로 대학생 아르바이트 2215명을 모집했다.
서울시 서초구는 50명 모집에 376명이 지원했으며, 송파구는 75명 모집에 560명이 지원했다.

길형구 서초구 대학생 아르바이트 담당은 “관공서 알바는 시간 준수가 확실해 알바뿐 아니라 다른 활동을 같이 하려는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스펙 업’ 취업 간접체험 해볼까
학생 기자단, 체험단, 운영진 등 직접적으로 사회 경험과 기업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알바도 인기가 많다.

지난 2월 알바천국이 파인드잡과 공동으로 500인 미만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312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취업스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학생들에게 방학에 가장 추천하고 싶은 활동으로 ‘실무관련 아르바이트(50%)’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무경력이 쌓이면 다음 방학 알바를 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안수정 알바몬 대리는 “업체 사장은 동일한 조건의 이력서가 들어왔을 때 실무 경력이 있는 쪽을 뽑는다”며 “자신이 희망하는 취업 자리와 관련된 동일한 알바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사회에 나설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색다른 알바를 원한다면
올 겨울, 폭설이 내린다면 기대할만한 알바가 있다. 작년 폭설로 등장한 것이 눈 치우기 알바. 추운 야외에서 작업하므로 보통 시급 5000원~1만 원 사이의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이색 알바도 있다. 산타 복장을 하고 백화점, 유치원, 이벤트 회사, 각종 행사장 등에서 선물을 나눠주는 일이다. 업체에 따라 교육 이수가 필요할 수도 있으며 면접 중 산타 할아버지 목소리 흉내를 보는 곳도 있다. 일당은 5~10만 원선.

이 밖에도 연말 콘서트나 공연 행사 보조, 영어캠프 도우미, 트위터 관리, 놀이동산 퍼레이드 도우미 등이 있다.

◆2012년 최저임금‘ 4580원’
알바도 엄연한 ‘일’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작년 겨울방학 기간 편의점과 주유소 등 연소자 고용 사업장 1790개를 점검한 결과 무려 83.4%가 근로시간 제한 관련 위반 등 노동관계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간 방학 알바라는 특수성을 가볍게 여겨 노동관계법을 지키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알바를 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최저임금이다. 2011년 4320원에서 2012년 4580원으로 오르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알바생과 사장 모두 최저임금 확인을 못해 내년에도 4320원을 받았을 경우, 근로계약서가 있다면 임금 체불액을 받기 수월하다.

문철현 고용부 근로개선정책과 주무관은 “2012년부터는 법 개정이 돼 알바도 근로조건 등을 서면으로 작성하는 것이 의무화 됐다”면서 “알바 중 다쳤을 경우 산재처리를 받는 것도 알아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알바생이 자주 간과하는 부분은 주휴수당이다. 주휴수당이란 1주일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근로계약서상 정해진 근로일에 모두 근무하면 하루를 유급으로 쉴 수 있는 제도다. 가령 월~금요일 주5일(주 40시간)을 근로일로 계약했다면 주5일 근무한 뒤 하루를 쉬더라도 하루치(8시간) 몫의 임금을 더 받을 수 있다.

 

▲ 불량기업 구별하기 (자료제공: (주)스카우트)

방학이면 더욱 활개치는 불법 알바도 주의해야 한다. 이태성 (주)스카우트 홍보팀장은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은 육하원칙에 따른 알바 조건”이라며 “교통비나 식대 등은 알바 비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근로시간 등은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충고했다.

이 외에도 ▲알바 장소와 끝나는 시간을 주변인에게 알리기 ▲개인정보 제공 동의는 거부 가능 ▲구인광고 중 ‘긴급’이라는 문구와 근무조건이 좋음에도 ‘상시 구인 중’이라는 표시는 주의할 것 등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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