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통섭예술인

페이스북 친구들 10명이 모여서 내년 초에 책을 내기로 했다. 주제는 ‘소통’이다. 책 쓰기 공모를 통해 통섭예술인인 필자를 포함하여 무용가, 방송작가, 초등학교 교사, 무대 감독, 화가, 도서관 사서, 기업체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책 쓰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불교 조계종의 법전 종정은 2012년 신년 법어에서 “중생들이 눈앞에 좋은 날을 만나려면 마음속 본래의 자리를 활용해야 한다. 버린 자는 얻고 취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다. 치우치면 중생이 성불할 수 있는 유일의 길인 일승(一乘)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고, 융통하면 걸림 없는 속박이나 장애가 없는 상태인 자재(自在)를 얻을 것이다”라며 소통의 방법을 설파했다.

책을 쓰는 일, 내는 일 모두가 소통이다. 자신과의 소통이며 타인과의 소통이다. 우리는 이러한 행위를 통해 이 사회의 주인으로서 또한 고객으로서 책임과 의무와 권한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될 것이다. 책을 쓰는 의미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우리 자신의 꿈과 자신감을 키우는 일이다. 백남준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의 추억이나 꿈은 누구에게 팔거나 살 수 없는 그야말로 우리만이 소유한 사적인 부분이다. 그리고 랭스턴 휴즈는 “꿈을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날개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이니. 꿈을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들판이니”라고 시를 읊었다. 그 꿈을 타인들에게 드러낸다는 것은 분명 도전이다.

“약한 자는 역경 속에서 눈물을 흘리지만 강한 자는 역경을 통해서 더욱 더 빛을 발한다”는 독일 시인 괴테의 시가 생각난다. 책 쓰기를 결정한 10명 중 반 정도가 처음에는 책 쓰기를 두려워했다. ‘작가도 아니고 아는 것도 없는데’라고 하면서 말이다. 필자는 그들에게 “페북(페이스북)에서 글을 올리는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다”고 설득했다. 우리는 우리의 삶속에서 이미 예술인이기 때문이다. 정진석 추기경은 “예수님의 성탄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시면서 모든 사람을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신다. 특별히 버림받은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가난하고 병들고 약한 사람들에게 더 큰 희망과 기쁨이 되기를 기도한다”는 성탄 메시지를 발표했다. 우리가 글을 써서 세상의 큰 빛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한 꿈을 꾸고 실현해보자는 취지다.

둘째, 소통의 실천이다. 우리는 평상시 마음, 말, 글, 행동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책 쓰기는 인쇄 매체를 이용하여 타인들과 소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화에 입단한 박찬호는 야구 꿈나무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아마야구발전기금으로 6억 원을 내놓았다. 한편 안철수 서울대 교수는 “성공을 100% 개인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부와 나눔은 많이 가진 사람이 베푸는 시혜가 아닌 사회에서 받은 혜택의 일부를 돌려주는 것이다. 기부를 ‘돈을 낸다’는 좁은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시간이나 재능을 기부하는 자원봉사 등 다른 형태의 기부로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책을 쓰는 것도 분명한 일종의 재능기부다. 우리들 삶에서의 작은 성공 이야기를 세상에 나누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융합의 실천이다. 영국 왕실로부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 공식 자기를 제작한 한국도자기는 인공위성에 사용되는 열융합 기술로 스와로브스키를 자기에 부착하여 ‘프라우나 퀸즈 다이아몬드 주빌리’를 탄생시켰다. 저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므로 내용 자체가 융합적인 면이 있겠지만 도자기에서 기술의 융합을 시도한 거와 같이 책에서도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인 트리즈(TRIZ) 원리를 활용하여 융합적인 내용 구성으로 볼 거리, 읽을거리를 혁신적으로 선보일 것이다. 그리고 책이 나오면 사진, 미술전시회 및 음악, 무용 공연과 함께 출판기념회를 하고 저자 강연회를 통해 통섭의 시대 21세기에 융합의 효과성을 알릴 계획이다. 열심히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지혜롭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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