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순 휘(한국국방문화혁신포럼 대표)
2011년 12월 17일 08시30분!

12월 19일 12시에 북한 당국이 김정일이 사망을 했다고 보도한 공식시간이다. 김정일의 최근 현지지도방문 활동량은 이틀에 한 번꼴로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분석되어왔다. 갑작스런 그의 죽음은 1945년 이후에 전대미문(前代未聞)의 3대 권력세습을 진행하던 북한권력내부에 충격 그 자체일 것이다. 김정일(69)의 경우에는 김일성의 주도면밀한 기획에 의하여 20여 년간 후계자 수업이 가능했으나 김정은(29)의 경우에는 후계자라고는 하나 현재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있을 뿐이며, 북한권력의 핵심인 당권을 장악했다고 할 수 없는 입지이다.

당중앙위원회는 정치국과 비서국, 검열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정일이 가지고 있던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서국 총비서 및 당중앙군사위원장을 인수받기도 전에 사망을 하였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는 심각한 권력의 혼돈(CHAOS)현상에 휩싸여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김정일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핵심직책이 ‘국방위원회 위원장’인데 이 자리가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직인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공석이 불가피할 것이고, 김정은은 국방위원회에 아직 진입도 못한 상태로서 군부와의 직결되는 권력행사에 거리가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인 고모부 장성택이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와 인민무력부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것이다. 당분간 장성택과 경공업부장 겸 정치국위원이고 김정은의 친고모인 김경희를 중심으로 한 패밀리통치가 시행되는 ‘장성택 섭정체제’가 불가피 할 것이다.

그러나 장성택에 대한 견제나 갈등이 군부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김정일이 최근 김정은을 위탁 호위세력으로 군부인사 중에서 급부상시킨 당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이영호 등의 신세력과 오극렬 및 김영춘 등 구세력 간의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가장 높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군부 간 충돌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고, 김정은과 장성택은 빠른 시간 내에 누군가의 편에서 군을 장악해야하는 필연성이 있다. 군장악이 실패한다면 북한군부 반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것은 곧 김정은과 장성택의 실각으로 이어지면서 북한권력은 강경한 군부중심의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밖에 없고, 이러한 과정에서 눌려있던 북한 인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면 내란이 발생하고, 북한정권의 붕괴도 가능한 최악의 무정부상태가 발생할 개연성도 있다.

한편 북한 군부는 군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한․미연합군이 북침할 것이라는 위기를 조성해 내부단속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하기 때문에 대남도발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1996년 9월 16일 강릉잠수함 침투사건까지 2년이 경과 후 도발한 점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보기관은 북한이 영활한 전술을 구사하는 적이라는 점을 알고 추호의 빈틈도 없어야 한다. 이런 때 남북 간 고위급군사회담제안을 통한 긴장완화와 상호신뢰를 검증할 필요성도 있다.

또 한 가지 북한의 변수로는 중국의 지지에 따른 북한엘리트집단의 향방이 있다. 북한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엘리트집단이 중국편향의 변화를 선호할 경우에 북한의 지도부도 순리로 받아들이고, 소위 ‘선군정치(先軍政治)’기조에서 ‘선경정치(先經政治)’로 선회할 것이 예상된다. 북한주민의 먹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장성택과 김정은의 북한권력층은 잘 알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위한 중국식 개혁개방도 적극 수용할 수밖에 없는 위기에 있다. 물론 권력장악이 불투명한 김정은이 김정일도 못한 개방을 결심하기에는 실력이상의 모험이고, 무리한 개방으로 간다면 군부실세의 선군강경노선과 충돌이 예상된다.

따라서 강경군부의 명분을 축소시키고, 북한의 개혁개방세력에 대한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주변국의 정책변화도 불가피할 것이다. 그 실무파트너를 조기에 확인하고 접촉해 북한의 연착륙을 유도해 안정화시키면서 개혁개방으로 변환할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과 갈등이 약화될 것이다.

그 중심에 경제를 이해하고 있는 장성택이 막후 실세로서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이끌 것이 예상이 된다면 정부는 우선 경제협력방향으로 대북관계 개선을 추진할 준비를 해야 한다.

기타 북한의 변수로서 북핵 6자회담과 북미회담·남북대화 등 대내외적인 행태에서 변화의 실체를 감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북한권력은 조문정국(弔問政局)이 끝나기가 무섭게 급변할 것이다. 우선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를 이은 김정은을 앞세운 장성택 등의 패밀리들에 의한 권력 장악이 적극적으로 시도될 것이고, 여기에서 권력내부의 갈등과 숙청 그리고 내란이 발생할 것인지, 안정적인 위기관리를 통하여 개혁개방으로 변화할 것인지 그들의 선택을 지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의 역사 시계는 인민에게 권력이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미 중동에서 이라크가, 이집트가, 리비아가, 시리아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직시하는 것이 북한의 지도자가 세계인류사회와 한민족사회 앞에 ‘북한이 몇 시인가?’를 똑바로 아는 것이다. 우리평화통일의 시계도 여기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