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국민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부풀어 올라 있었다. 주류 정치인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었다. 신임 대통령이 나서서 정치판을 바꿔주길 원했던 것이다. 이와 함께 그들이 온갖 인생역정을 이겨내고 성공했듯이 국가경영에서도 그러한 역량을 발휘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 원인에 대해 저자는 “노 전 대통령은 명분과 자신의 신념만을 고집한 이상주의자였고, 현실비판에 급급했을 뿐 문제해결 능력이 부족했다”고 판단한다. 이 대통령에 대해선 “정치이념이나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해 신뢰를 잃었고, 3년이 지나 한나라당이 와해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한다. 이처럼 책은 두 대통령의 리더십을 분석하며 차기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당면 과제를 제시한다.

저자는 우선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 노력해 왔고 그간 대통령이 누려왔던 권한들을 포기한 점이나, 권력기관의 중립화 등 권위주의 타파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한다.

특히 불법 대선자금 수사,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정치자금법 개정 등을 통해 돈이 덜 드는 선거풍토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고 언급한다. 이와 함께 소수자 인권, 성(性) 평등, 호주제 폐지, 취약 계층 보호 등 사회발전에도 기여한 것이 크다고 칭찬한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그의 꿈은 컸지만 공허한 꿈으로 끝난 것이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국기비전 2030’ ‘국가개혁 2020’ 등 100여 개의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사실상 5년 내내 계획만 세우다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로드맵은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비효율적인 국정과제가 선택됐거나 실제로 정책화하기도 어려웠다고 덧붙인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선 그의 탁월한 경제리더십에 엄지를 치켜든다. 2010년 한국경제는 6.2%나 성장해 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수출도 4700억 달러에 육박해 세계 7대 수출국과 세계 9대 무역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점이 이 대통령의 최고 업적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외교를 비롯한 정상외교에서도 탁원한 능력을 발휘했는데 저자는 “G20 정상회의 유치, 400억 달러 규모 UAE 원전 수주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한다.

다만 대북정책에 유연성이 없어 남북관계를 긴장상태에 빠지게 했다는 것, 정치 분야에서는 소통이 낙제점 수준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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