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책은 북한의 대외관계를 지속성과 변화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고 있다. 책은 1945~2007년까지의 북한 대외관계를 북·미 관계, 북·일 관계, 북·중 관계, 북·러 관계, 북한·유럽 관계로 나누어 각각 분석한다. 북한의 대외관계만 놓고 해방부터 현재까지 전 기간을 꿰뚫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대적으로 연구가 잘 이뤄지지 않는 북한과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분석한 측면도 의미가 깊다.
제1장에서는 북·미 전개 과정을 크게 ‘냉전시대’ ‘탈냉전시대’ ‘9·11테러 이후’로 구분하면서 시기별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한다. 2장에서는 정부 간 공식적인 관계 개선 없이 ‘적대적 갈등 관계’를 유지하는 북한과 일본의 관계를 규명한다. 3장에서는 북·중 관계의 지정학적 요인과 강대국 간 관계 변화에 주목하며 제4장은 북·러 양국 관계의 변화를 일으킨 정치적 요인과 경제적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미 관계 편에서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미 양국은 지난 60여 년간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이라는 국가이익을 확보하고 상대방과 국제 사회에 대해 자신의 ‘위신’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의식적이고 전략적인 선택으로서 상대방에 대한 정책을 세우고 또 이를 이행해왔다”고 평가한다.
백 연구위원에 따르면 9.11 테러 이후의 북·미 관계는 기본적으로 탈냉전시대보다는 오히려 냉전시대의 북·미 관계에서 봐왔던 ‘대결’의 모습을 보여줬다. 양국의 대결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부시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대북적대시 정책으로 강력한 대북공세를 취했으나, 제2차 북핵 위기가 발생한 이후에는 오히려 북한이 핵 카드를 사용해 강력한 대미공세를 취하게 됐다.
이 지점에서 백 연구위원은 “북·미 양국은 9.11 테러 이후 부시 정부의 ‘악의 축’류의 대북인식과 북한의 핵 카드 사용에 따른 제2차 북핵 위기의 발생으로 현재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백 연구위원은 그러나 말미에는 역사의 큰 흐름을 볼 때, 양국은 북핵 문제와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고 관계 정상화를 이루어 적대 관계를 청산해 나가기 위한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낸다.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 엮음 / 한울아카데미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