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이러한 때, 이 한반도는 물론 인류사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괄목할 만한 사건이 지금 이 강산 위에 나타났다. 오늘날까지 이어온 인류의 역사는 그냥 흘러온 것인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인류의 역사 속엔 종교의 역사가 면면히 함께해왔다. 그렇다면 인류의 역사가 먼저냐 종교의 역사가 먼저냐의 문제는 마치 ‘닭과 알의 관계’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기독교의 역사를 짧은 지면을 통해 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잠시 성서를 기준으로 요약해 보자면, 하나님은 아담을 택하고 그와 언약을 하셨다. 하지만 아담은 그 언약을 지키지 못했다. 그 결과 아담의 세계는 멸망 받고 다시 노아의 세계가 출현했다. 그러나 그 노아의 세계마저도 범죄하므로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찾아가셨다. 그리고 아브람과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정녕히 알라 네 자손이 이방에서 객이 되어 그들을 섬기겠고 그들은 사백년 동안 네 자손을 괴롭게 하리니, 그 섬기는 나라를 내가 징치할찌며 그 후에 네 자손이 큰 재물을 이끌고 나오리라”는 약속을 하셨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아브람과 맺은 이 약속을 사백 년 후에 다시 모세를 찾아오셔서 이루셨으니 바로 히브리 백성의 ‘출애굽 사건’이다.

그러나 그 시대 사람들은 그 같은 사건을 놓고 하나님께서 아브람과 맺은 약속을 이루어 가시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돌이켜보면 아브람으로부터 시작돼 이삭, 야곱 또 야곱의 아들들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하나님께서 홀로 약속을 이루어 가시는 대서사시였으며, 그 약속은 그처럼 홀연히 이루어져 왔던 것이다.

또 출애굽 후 이스라엘의 역사 가운데 솔로몬왕 시대가 출현하게 된다. 이 솔로몬왕도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바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성서는 말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솔로몬왕은 세상적 측면으로 바라봤을 땐 지혜의 상징으로 불릴 만큼 위대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 또는 성서를 근거로 깨달음을 가졌을 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다른 신을 좇지 말라 하셨으나 저가 여호와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시되 네게 이러한 일이 있었고 또 네가 나의 언약과 내가 네게 명한 법도를 지키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결단코 이 나라를 네게서 빼앗아 네 신복에게 주리라”고 기록된 바와 같이 십계명 중 제일인 “나 외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결과는 결국 남과 북으로 두 동강 난 이스라엘이었다. 즉, 르호보암에 의한 남유다와 여로보암에 의한 북이스라엘로 갈라진 이유가 바로 솔로몬왕의 범죄로 말미암았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인류사와 종교사는 공존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뿐인가. 지금으로부터 이천 년 전 예수가 이 땅에 오셨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께서 예수의 출현을 구약의 선지자들을 통해 약속하시고 홀연히 그 일을 이루어 오신 역사는 결국 인류사와 함께 일해 오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며, 예수 탄생과 두 살 아래 사내아이를 죽이려 하던 헤롯왕을 피해 애굽으로 가야 했던 일 등 모든 사건은 결국 구약 선지자로 하여금 미리 말씀하신 약속을 이루시기 위함이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이어 로마의 군정시대가 필요했고 헤롯왕과 빌라도가 등장해야 했던 이유도 바로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가, 그 가운데서 마지막 남은 독재자 김정일의 사망과 함께 한반도를 중심으로 요동치는 정세 속에서 종교를 말하고 인류사를 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세상사(世上事)로만 여길 일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재림으로 다시 오실 것을 약속하신 지 이천 년이 지난 오늘날 그 약속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면, 이 시대에 있어지는 모든 사건 속에 담긴 신(神)의 경륜이 또 뭘까 한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까지의 인류사가 단순 인류사가 아니었기에 하는 말이다.

흔히 오늘날을 말세(末世) 또는 말세지말(末世之末)이라고 한다면 과연 그 인류사의 종말을 뜻하는 것인가 아니면 바로 이처럼 하나님께서 이끌어 오신 종교의 역사 즉, 한 시대를 기대했으나 범죄하고 부패해 새로운 시대를 기약하며 일해 오신 종교 나아가 기독교의 종말을 뜻하는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한 해의 끝자락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론적으로 세상사라고 해서 단순 세상과 인류사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신의 섭리 가운데 있어지는 신의 역사 종교의 역사가 함께 이루어져 가고 있음을 정확히 깨닫자.

또 종교의 끝이라고 할 것 같으면 그 끝은 또 다른 새로운 종교 즉, 진리와 공의와 공도가 살아 있는 종교가 예비돼 있음도 함께 깨닫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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