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권·소형아파트 가장 높은 오름세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최근 1년간 물가상승률의 3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은행과 국민은행의 주택전세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현재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6.5(2011년 6월=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5%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4.2%의 3.45배다.

규모별로 보면 소형아파트의 오름세가 가팔라 서민 가계의 고통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도 강북권 아파트 전세금이 강남권보다 높았다. 강북권에 비해 강남권은 중형아파트의 전세금이 상승했다.

강북권과 소형아파트의 전세금 오름폭이 커진 것은 비교적 전세금이 낮고 소규모 가구가 살기 좋아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강남권에 살던 주민들이 높은 전세금을 더 감당하지 못하고 강북권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강북권·소형 아파트는 서민 거주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세금 급등으로 인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금이 상승하면 가계부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올해 들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최대 폭으로 늘어난 데 대해 주택 신규분양 증가와 전세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서울시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제공 사이트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의 전·월세 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전세 거래량은 아파트·단독·다가구·연립주택 등 81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46%, 지난해보다는 42% 하락한 수치다.

이렇듯 지난달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전세금이 급등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돼 섣불리 거래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편 본격적인 겨울방학을 앞두고 전세시장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5주 연속 보합세를 보였고, 서울은 11월 중순부터 6주 연속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전세난’에 시달린 임차인들이 서둘러 대책마련에 나서면서 겨울철 전세 수요가 분산된 덕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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