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은행 신용등급 무더기 하향 조정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세계금융시장에 대한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로 위기 장기화는 역내뿐만 아니라 미국과 호주 등 다른 주요 지역의 은행에도 자금 압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불확실성 심화로 은행 간 초단기 금리가 지난 2009년 7월 이후 기록적인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유로·달러 환율도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1.3달러를 밑돌았다고 저널은 전했다.

위기는 유럽을 넘어 미국과 호주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4일 웨스트팩뱅킹은 유럽의 재정난이 호주은행의 여신을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유럽 주요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15일 전세계 주요 은행 6곳의 장기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등급이 강등된 은행으로는 미국계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비롯해 프랑스계 BNP파리바, 영국계 바클레이스, 독일계 도이체방크, 스위스계 크레디트스위스 등이다. 이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스페인 은행 10곳의 신용을 강등했다.

이들 은행의 등급을 조정한 데 대해 피치는 개별은행의 신용도 변화보다는 금융시장의 전반적 난국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날 성명에서 “경제성장 부진과 대대적 규제 변화로 금융시장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고 통합금융기관(유니버설은행)은 이에 특별히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는 결국 유럽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며 “유로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문제에 지금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1930년 대공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15일(현지시각)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내년 1월 말 또는 2월 초에 모여 유로존의 채무위기 해법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롬푀이 삼임의장은 내년 3월 1~2일로 예정된 정례 정상회의에 앞서 시급한 사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이같이 특별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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