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경특공대가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살해당한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중국정부를 향한 저자세 외교가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 당일, 자기네 살길을 모색하느라 해경 살해사건에 대해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더해 외교통상부 직원이 대책회의에서 ‘희토류 사건’을 해외 사례로 제출해 빈축을 사고 있다. ‘희토류 사건’이란 힘을 앞세운 중국이 일본과의 어로분쟁에서 압승한 사건으로 일본 내에서도 굴욕 외교로 남은 사건이다. 대책회의에서 들고 나온 자료가 ‘희토류 사건’이라는 것은 중국과의 싸움은 결국 손해라는 안이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원만한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외교통상부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줏대 없는 외교관계는 외려 나라와 국민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일이 있을 때마다 정부 각 부처가 비난을 면키 어려운 것은 다름 아닌 그들의 사고방식이다. 사건 사고는 언제나 벌어질 수 있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리 예방하려 해도 그 틈을 파고 들어오는 불의의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허나 예방대책이 제대로 섰다면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비중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그저 핑계에 불과하다.

더욱이 국민의 안전과 나라의 안보에 직결된 일을 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안일함은 무엇보다도 무서운 적이다.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 행정, 부딪혀보기보다는 몸을 사리려는 마음과 행동이 더 많은 사건, 사고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 이런 전력이 있으니 부딪혀봤다 우리가 손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또한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때 우리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눈앞에 이익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무시하는 것도 나라의 부국강병을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도 옳은 판단은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믿음직한 정부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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