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연세대 직업 평론가


여행을 하며 아픈 것을 고치는 일도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옛날에는 이런 상상을 하는 이가 많았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상상에만 그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의료정보를 국제적으로 소통하는 속도가 신속해지고, 의료비 정보를 유통하는 상황이 오면서 이런 일은 상상의 틀을 벗어나서 이제 우리의 현실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외국을 적은 비용으로 여행하며 치료하는 것을 큰 비용으로 치료만 하는 것보다 좋아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와 병원을 국제적으로 연결해서 자신의 병원에 와서 치료도 하고 자국의 관광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이런 일을 하는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가 늘어나는 중이다.

여행도 하고 병도 고치는 것이 바로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의 도움으로 가능하게 됐다. 이를테면 아시아에 있는 태국 병원의 치료비가 영국 병원의 치료비보다 더 저렴하다면, 영국의 환자가 태국 관광을 하면서 의료 진료를 받도록 연결하는 직업이 바로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다.

이 같은 일을 하려면 영어를 잘하면 좋다. 외국 환자가 인도 병원과 의사를 찾아서 소통할 수 있도록 외국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의 의료 정보학과에 가서 공부한 후 원무 행정, 의료 환경학을 공부하면 이러한 직업을 갖는 데 유리하다.

이제 의료 직업 시장에서도 국제적으로 환자 유치를 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 의술이 매우 저렴하면서 미국 의술과 비교해 수준과 그 분야에서 부족함이 없다면 인도에서 관광도 하고 치료를 받을 것이다. 이 경우 인도에 가서 의료 진료도 하고 여행하는 것이 더 적게 든다면 환자에게도 이익이다. 미국은 워낙 고가의 의료비가 드는 국가라서 말이다.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는 환자의 심리를 잘 알아야 한다. 의료 현장의 정보를 많이 알고, 이를 통해 외국 환자가 자신의 병원을 찾아오도록 해야 하므로 항상 친절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의 의사 정보, 진료비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이런 직업 분야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영어로 말하는 환자를 위한 스피치, 마케팅, 심리학을 수강해 두면 이 분야에서 일하는 데 유리하다. 병원의 구조를 알고, 보건 의학과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다. 산업예방 의학에서 생체학을 공부하는 것도 이런 직업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는 약간 규모가 있는 병원에 속해서 일한다. 병원 국제부에 속해서 일하는 경우는 높은 보수를 받는다. 임시직으로 일하며 병원과 일정한 계약을 맺고, 일정 보수를 받으면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병원에 유치한 외국인 환자당 얼마의 보수를 받으면서 일하기도 한다. 국제적으로 환자를 자국 병원에 유치해야 하는 병원 경쟁 시장에서 이런 직업인이 할 일은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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