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미래다] 로봇 소프트웨어 시대를 대비하며
[과학이 미래다] 로봇 소프트웨어 시대를 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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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조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로봇/인지시스템연구부 공학박사

지난 11월 28일 오후 1시 서울 코엑스 회의실에서는 국내외 로봇 전문가 15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지식경제부 주최로 ‘클라우드 로봇 세미나’가 열렸다. 첫 번째 강사로는 미국 구글이 출자한 로봇 전문기업 윌로우 개라지의 최고기술경영자(CTO) 브라이언 저커가 나와 로봇 앱(애플리케이션)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야기했다. 이 기업이 개발한 로봇판 안드로이드 ‘ROS(Robot Operating System)’는 전 세계 10만여 명의 로봇 연구자가 이미 사용 중에 있는 공개형 로봇 소프트웨어 운영체계이며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결합되면서 그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사람들은 지금까지 로봇이라 하면 “얼마나 날쌔게 움직이며 어려운 일을 척척 잘해내게 생겼나?” “얼마나 동물이나 사람을 닮았나?” 같은 하드웨어적인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로봇과 관련된 신문․방송의 기사들은 거의 생김새나 움직임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그 기능을 설명하는 데 그쳐버렸다. 외형의 변경은 없으나 소프트웨어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에 대해서는 관심을 거의 두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2006년 12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 게이츠가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자신들이 구축했던 도스와 윈도즈로 이어진 운영체계를 향후 획기적으로 성장할 로봇에도 접목해 보고자 상용로봇 운영체계를 발표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로보틱스 개발자 스튜디오(MSRDS)’로 명명된 운영체계와 앱 개발 툴이 보급되면서 로봇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네트워크 기반의 서비스 로봇을 주도하던 우리나라의 정보통신부에서는 그 중요성을 보다 일찍 인식해 2005년 12월 ‘RUPI(Robot Unified Platform Initiative)’로 명명한 로봇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2006년 말 첫 번째 버전을 국민로봇 시범사업에 적용하면서 업그레이드를 계속 해오다가 로봇 개발업무가 지식경제부로 이관되면서 ‘OPRoS(Open Platform for Robotic Services)’로 개명되어 그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날 세미나의 두 번째 순서에서는 현재 OPRoS 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홍성 강원대 교수가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OPRoS 전략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로봇 플랫폼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접목하면 로봇 기술과 산업에서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음을 강조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스마트폰이나 로봇같이 사람과 밀착된 기기에서는 갖추기 어려운 대용량 데이터 저장소 같은 컴퓨팅 자원들을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큰 컴퓨팅 능력을 요구하는 지능적인 로봇 서비스에 매우 유용하다.

이제 사람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기기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에서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3강 업체인 애플과 구글 및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다. 최근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인해 하드웨어에 강한 우리나라는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겨주게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나라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과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래 자동차 산업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는 로봇 시장에서도 스마트폰에서와 같은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로봇 개발자들의 중론이다. 다행히 우리는 로봇 소프트웨어를 일찍부터 시작해서 기술은 다른 나라에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이 시장의 속성을 잘 아는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이 주도하는 미국과 비교해서 볼 때 커다란 벽 앞에 서 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산학연의 끈끈한 협력관계로 무장하여 틈새시장부터 차근차근 공략해가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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