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참패, 10·26 재보선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 등으로 좌초 위기에 놓인 한나라당이 8일 당 쇄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쇄신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혁명에 준하는 총선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며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공천 혁명 외에도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재창당 추진, 야권 통합에 대비한 범여권 대동단결, 정책 쇄신 등을 쇄신 방향으로 제시했다.

현역 의원 전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자기희생적이고 과감한 인재 영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공천 혁명을 위한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격이지만 당내 물갈이 논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적격 후보자를 걸러낸 뒤 추후 구성될 공심위를 통해 또다시 심사를 받는 등 후보 추천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보기에 도덕성 문제나 자격 문제가 있을 경우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것이지만 칼도 뽑아봐야 안다고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는 문제다.

가장 큰 이슈는 재창당에 대한 문제다. 재창당론, 신당 창당론 등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홍 대표는 “14년 전통의 한나라당을 허물고 당을 완전히 재건축하겠다. 백지 위에서 완전한 새 정당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문제는 이름만 바꾼다고 그 본질이 달라질 것이냐는 여론이다. 재창당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사실상 노선과 정책이 거의 같거나 함께할 수 있는 세력들을 모아 범여권 대동단결을 추진할 것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쯤에서 한나라당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과연 이름만 바꾼 재창당이, 새로운 피를 영입하겠노라는 그 약속이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인지 말이다.

진정 이미지 쇄신을 바란다면 도덕적인 바탕 위에 자기의 이익과 욕심을 버린 후,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의식의 변화가 중요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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