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연합뉴스)

‘실체 있다 없다?’ 유령 논란 불거져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최근 파격적인 ‘기부 행보’로 안철수 교수의 주가가 크게 오른 가운데 그의 지지도를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대권 상수로 지목되고 있는 안 교수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연일 고공 행진 중이다. 요즘엔 재산 기부 발표를 기점으로 박 전 대표를 앞서기 시작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정작 본인은 자신의 정치 행보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언론에 의해 그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한나라당보다 높게 나왔다는 보도와 관련해 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유령에게 옷을 입히고 치장하고 국민에게 실체가 있는 것처럼 부풀려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특임장관실이 부산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총선 지지정당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친박계인 현기환 의원은 최근 언론에서 안 교수와 박 전 대표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조사한 것과 관련해 “안 교수의 경우 ‘안철수 현상’은 있지만, 정치를 하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며 “현상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정치권에) 나오겠다고 얘기한 적도 없는 사람, 즉 유령 같은 사람과 자꾸 이렇게 여론조사를 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안 교수의 실체를 유령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여옥 의원은 “유령이라는 것은 겁나고 무섭다는 뜻, 두려움의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지, 실체가 없다는 것은 그들이 믿고 싶은 것”이라며 “국민은 안 교수가 유령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안 교수가 ‘아웃복싱’을 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안철수 교수는 이미 (링 위에) 올라왔고, 벌처럼 쏘고 나비처럼 날아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박 전 대표에 대해 “선거의 여왕이나 천막당사 등 과거형으로 박제돼 있기 때문에 현재 진행형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도 안 교수는 유령이 아닌 현실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부자 몸조심 모드’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내에 불거진 유령 논란은 안 교수를 바라보는 당의 복잡한 심경을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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