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인멸 우려”… 정권 실세 로비의혹 수사 가속화될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영장이 재청구된 신재민 전 차관이 결국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9월 말 이 회장의 현 정권 실세들에 대한 금품로비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신 전 차관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이국철(49) SLS그룹 회장(구속)에게서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재직시절 SLS그룹 해외법인카드를 받아 백화점, 호텔 등에서 1억여 원을 사용한 혐의로 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구속했다.

신 전 차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차관은 이날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기 전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는 짧은 소회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신 천 차관은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사이 SLS조선의 워크아웃을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SLS그룹의 법인카드를 받아 1억 3000여만 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캠프 역할을 한 안국포럼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일할 당시 사업가 김모 씨에게서 그랜저 승용차 리스비용 1400만여 원을 제공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비롯해 선수금을 빼돌려 11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SLS그룹의 자산상태를 속여 수출보험공사로부터 12억 달러의 선수환급금을 부당하게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6일 구속됐다.

이 회장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 대한 허위사실을 퍼트려 이들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회장 측으로부터 고가의 시계를 건네받은 여당 실세 의원의 보좌관 박모 씨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의혹을 폭로했던 이국철 SLS회장에 이어 신재민 전 차관 등 정권 실세 로비 의혹의 주요 인물들이 잇따라 구속됨에 따라 SLS그룹의 구명로비가 현 정권 어디까지 이어졌을지에 대해 검찰이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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