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이후 CJD 유발 프리온 불활성화 처리…현재 제품 안전"

(서울=연합뉴스) 의학적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에 걸려 숨진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지만, 이는 '인간광우병'과는 무관하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건당국이 29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독일산 뇌경막을 이식받은 병력이 있는 54세 여성에게서 국내 첫 '의인성(醫因性) CJD(이하 iCJD)'가 발병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1987년 뇌암의 일종인 뇌막 수종 치료를 위해 독일산 수입 뇌경막(제품명 Lyodura)을 이식받았으며, 수술 후 23년이 흐른 지난해 6월 발병해 1년 만인 지난 6월 사망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해 7월 사망한 환자 부검을 통해 뇌 조직검사를 하고 이후 병력추적 결과 iCJD로 추정했으며, 지난 9월 완료된 동물실험 및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iCJD 환자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과장은 "이번에 확인된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속칭 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과는 전혀 무관하며 일상생활에서 감염된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어 "iCJD로 확인된 환자는 독일제 수입 뇌경막을 이식받은 경우로 당시에는 해당 제품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문제의 독일제 뇌경막은 1985년 5월 이후 프리온 불활성화 처리를 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제품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감염된 조직 이식 등 의학적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iCJD는 전 세계적으로 20개국에서 총 400건 정도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뇌경막 이식 후 발생한 사례는 200건 정도다.

그러나 국내에서 iCJD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환자가 문제의 뇌경막을 이식해 iCJD 위험에 노출됐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신경과학회와 신경외과학회 등의 전문가 단체와 협조체계를 구축해 1980년대 뇌경막 이식 등 위험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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