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사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언제나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 환경에 먼저 적응하고 또 그에 따르는 변화에 서서히 발맞추는 것이 그다음 순서이다.

미국에서 술을 사 본 경험이 있다면, 미국의 술 문화가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미국은 술을 아무 데서나 팔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처럼 편의점이나 구멍가게, 대형마트 등 어딜 가도 음료수를 사듯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미국은 술은 술만 취급해서 파는 ‘Liquor store(리꼬 스토어, 술을 파는 상점)’라는 곳에서만 따로 취급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처럼 편의점에 가서 쉽게 술을 살 수는 없다. 술은 미국에서 담배와 마찬가지로 마약으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그 규제도 매우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맘대로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면서 걸어 다니거나, 혹은 취해서 돌아다니게 되는 경우 미국에서는 경찰에게 잡혀 연행되기 일쑤다.

미국은 집이 아닌 야외에서 대낮이건 밤이건 새벽이건 술을 마시는 행위를 24시간 통제하고 있다. 혹 야외에서 술을 마시다가 걸리면 100불이 넘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 학교 캠퍼스 내에서 술을 파는 것도 당연히 불법이지만, 21세 미만의 청소년에겐 술을 절대 판매하지 않는다. 팔았다가 걸리게 되면 그 상점은 매우 큰 벌금을 물거나 문을 닫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술집에서 양주나 맥주를 2병 이상 한꺼번에 팔게 되면 벌금을 물게 되는 규정도 있어서 사는 양도 규제하고 있다. 돈이 있다고 술을 맘대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굳이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들은 집으로 사 가지고 가서 집 안에서 마시게 된다. 또한 와인과 샴페인과 같은 경우, 기분 좋은 이벤트나 식사를 할 때에 가족들과 친구들이 함께 마시는 문화가 미국에는 매우 잘 형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밤이 늦도록 새벽까지 술을 퍼마시고 만취해서 길거리를 배회하며 남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실수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건 정말 한국에만 있다고 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에 와서 이러한 행동을 똑같이 했다가는, 심하면 경찰에 바로 연행되거나 벌금행이니 미국의 술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이곳에 와서는 이곳 법을 따르도록 하고 망신당하기 전에 미리 주의하도록 하자. 종종 미국에 사는 교민들이 한국에서처럼 야외에서 술을 마시려다 경찰에 단속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술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른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술을 마시고 사는 건 한국에서보다 매우 엄격해서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신분증을 모두 검사하고, 특히 학생과 같은 경우에는 나이를 먼저 철저히 검사하게 된다. 동양인들이 서양인들보다 더 어려 보이는 경향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어리게 보이거나 하면 조회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또한 아까도 언급한 바 있지만,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파는 행위는 매우 엄벌에 처해져서 무서워서라도 술을 파는 상점 주인들은 이 법을 엄격히 잘 지킨다.

이렇게 국가가 나서서 이렇게 술 문화를 통제하다 보니,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는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모습은 거리에서 사는 걸인에게서나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다. 술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미국과는 너무도 달리 우리나라는 이러한 술 문화에 대해 매우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은데, 결국 이러한 태도가 사회적인 악을 계속해서 낳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미국의 술 문화가 이렇게 엄격하다 보니, 술과 함께 먹는 다양한 안줏거리도 없을뿐더러 아예 그 문화 자체가 없다. 술을 마시는 것에 아예 재미를 못 붙이도록 자신의 집안에서만 가족들과 적당히 함께하도록 하다 보니 공휴일이거나 좋은 일이 있는 특별한 경우에만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마시는 ‘가정적인 술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마셔봤자 최대 마시는 병 수가 한 병에서 두 병 사이이니, 알코올중독이 되기도 힘들다. 사회 전체가 이렇게 건전한 술 문화를 조장하는 분위기라서 결혼을 한 사람이건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건 저녁시간이 되면 친구를 따로 만나는 일 외엔 무조건 돌아갈 곳은 집 하나밖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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