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談] “우리 만화 보고 막걸리 빚으면 맛은 일품”
[역사속 談] “우리 만화 보고 막걸리 빚으면 맛은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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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박기홍‧최미르 인터뷰
▲ 한국 전통주를 소재로 한 감칠맛나는 만화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의 두 작가. 동갑내기인 최미르(그림, 왼쪽)와 박기홍(스토리, 오른쪽) 작가가 책을 들고 멋적은 미소를 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전통주 소재, 만화 속에 레시피 그대로 담아
장인 박록담 감수, 내용과 정통성 깊이 더해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와인, 막걸리 등 ‘술’을 소재로 한 만화는 다양하다. 그야말로 ‘술 만화’가 자리 잡은 만화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또 다른 전통주 소재 만화가 등장했다. 제목부터 다른 술 만화와는 차별화된 듯 보이는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

지난 18일, 겨울이라고 하기엔 살짝 따뜻했던 날. 만화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를 만든 스토리작가 박기홍(39), 그림작가 최미르(39) 씨의 작업실을 찾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내에는 만화제목만 들어도 ‘아! 이 만화’라고 알 수 있는 작품을 만든 만화가들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가 탄생한 작업실의 문을 조심조심 노크했다.

◆“공동 작업의 정석을 보여 주겠노라”

동갑내기 박 작가와 최 작가. 초면인데도 만화가다운 말솜씨와 유머로 기자를 당혹케 만들었던 이들은 처음 공동 작업을 해본 것이라고 한다.

보통은 스토리작가와 그림작가로 구분을 짓기보다, 만화가라면 당연히 스토리 구성이나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모두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것은 질과 양 모두 완성도 있게 내놓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만큼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도 높았을 법하다.

― 함께 작업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

박기홍(박): 솔직히 말하면 출판사의 제안으로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제안을 받고 최미르 작가에게 함께할 것을 요청했다. 최 작가의 답은 “OK”였다. 최 작가가 새로운 작업을 찾고 있었던 터라 흔쾌히 응한 것 같다.

최미르(최): 이전부터 박기홍 작가와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새로운 변화를 찾던 찰나에 박 작가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것 같다.

― 작업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박: 이번 작품을 위해 6개월 동안 직접 전통주를 빚는 곳에서 생생한 체험과 이야기를 얻었다.

부산에는 지금도 전통방식으로 막걸리 제조를 고수하는 ‘금정산성도가’가 있다. 이곳에서 민속주 1호 ‘금정산성막걸리’가 빚어진다. 이 술은 막걸리를 즐겼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9년에 특별 지시해 민속주 1호로 지정됐다고 한다. 이곳은 지금도 누룩과 고두밥을 이용해 전통주를 빚고 있다. 바로 만화의 주 배경이 되는 실제 장소다.

최: 박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찍어온 사진과 영상을 토대로 그림 작업을 했다. 설명과 사진, 영상이 있었지만 실제로 보고 그리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박: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설명만으로는 현장감을 살리기엔 어려움이 있을 텐데, 최 작가가 직접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최미르 작가가 그림작업 중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레시피 담긴 술 만화 등장이요”

스토리를 구상한 박 작가는 “한 사람이라도 만화에 나온 레시피(음식을 만드는 방법)대로 술을 빚었을 때 ‘어, 맛있다’ 하면 이 만화는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만화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에는 박 작가가 직접 체험한 것을 토대로 전통주 빚는 방법도 소개된다.

스토리 전개도 재미있다. 전통주를 빚던 가문이 술로 풍비박산 난다. 그러다 주인공인 딸을 통해 다시 전통주 가문이 회복되는 이야기다. 만화는 이 과정을 그린다.

― 전통주라는 소재를 듣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가.

박: 처음 작업 제안을 받았을 때 ‘전통주’라는 소재를 듣고 무미건조했다. 술 만화가 처음이면 색다른 느낌이었을 텐데 그렇지 않으니까. 하지만 똑같은 스토리는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르는 그곳 부산 금정산성막걸리가 이야기 주체가 됐다.

― 제목은 어떻게 지어졌나.

최: 제목은 출판사에서 지었다. 처음에 박 작가가 짓기를 ‘희주가 술독에 빠진 날’이었는데 술독이라는 어감이…. 출판사에 맡겼더니 느낌이 좋은 제목으로 탄생했다.

두 사람의 공동작품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는 배우 배용준의 전통주 스승인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의 감수 덕에 내용과 정통성에 깊이가 더해졌다. 또 주인공의 발걸음을 통해 현대사의 질곡과 함께해 온 막걸리 역사를 더듬는다.

만화 ‘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는 우리 전통주의 다양한 멋과 진정한 맛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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