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사당패에서만 쓰이는 은어가 있다. 심지어 김씨(잽이세), 박씨(추리새), 이씨(실치세) 등 성씨도 다르게 불린다. 숫자, 자연과 지역, 성씨, 사람의 몸(신체), 풍물악기, 가족과 인물, 동물과 육류, 곡류와 음식, 집과 건물, 기타 등 크게 10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가족을 가리키는 표현을 원래의 뜻과 남사당패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비교해 보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사람들이 신기하듯 움직이는 인형을 본다. 어딘가 무섭게 생겼지만 오두방정 떠는 인형들이 제법 귀여운지 “고것 참” 하며 인형극에 빠져든다. 장장 1시간 20분 동안 펼쳐지는 덜미(꼭두각시놀음)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큰 인기다.

덜미는 국내에서 유일한 인형극으로 신라 초기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체코 중심으로 유럽에는 마리오네트가 있다면 한국은 바로 덜미다. 인형을 조종하는 ‘대잡이’와 관객의 위치에서 말발음꾼 ‘산발이’가 재담을 나눈다. 관중석은 이들의 말에 웃기에 바쁘다. 남사당놀이의 한 부분인 덜미는 흥겨운 풍물 장단에 맞춰 진행된다.

남사당패는 유랑 연희 집단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며 민중에게 웃음을 줬다. 그들이 벌이는 몰상식한 양반사회의 풍자는 당시 백성에게 가장 큰 웃음거리였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집단은 아니었다. 꼭뒤쇠(단장)를 중심으로 곰뱅이쇠(기획), 각 연회분야의 뜬쇠(조장과 수련생), 삐리(초보), 잔심부름꾼과 장비를 운반하는 등짐꾼 등 약 40~50명으로 이뤄진 조직이었다. 대부분 가난한 농가 또는 고아 출신으로 사회적 약자이나 내부 규율만큼은 엄격했다.

남사당놀이는 날이 어두워지면 풍물잽이들이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길놀이(고사)로 시작해 덜미, 덧뵈기(탈놀이), 살판(땅에서 벌이는 재주), 어름(줄타기), 버나(대접 돌리기), 풍물놀이 등 총 6마당이 펼쳐진다. 어름은 영화 ‘왕의 남자(2005, 이준익)’의 마지막 장면으로 등장해 관객에게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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