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영 기자] 국가인권위는 지난달 외박을 나왔다가 자살한 육군 이병이 부대에서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이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인권위는 김 이병이 속했던 육군 31사단을 직권조사한 결과 선임병에 의한 가혹행위와 중대장 등의 부대관리 소홀히 김 이병의 자살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사단장에게 형사 행정상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김 이병의 유족에 따르면 김 이병은 지난 8월 26일 자대배치를 받고 두 달 만에 사망했으며 부대에서의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지만 부대는 이를 가벼운 사건으로 여기고 다른 중대로 배치하는 조치에 그쳤다.

김 이병은 재배치 이후 다시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죽음을 택했고 김 이병의 유족은 인권위에 진정했다.

인권위는 “김 이병이 선임병에게 당했다고 주장한 폭언과 부당한 얼차려, 가혹행위에 대해 다수 목격자와 가해자 진술이 있어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특히 분대장 등 선임병이 김 이병에게 욕설과 규정 외 얼차려, 폭행, 폭언을 일삼았고 김 이병의 자해와 자살 가능성을 알고도 중대장에게 늦게 보고한 점을 고려할 때 선임의 가혹행위가 자살과 인과관계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중대장이 김 이병을 포함한 이병들에 대한 구타와 가혹행위가 발생했지만 이를 절차대로 보고하지 않고 가볍게 처리했고 대대장은 발생 보고를 계통에 따라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않았으며 병사의 소원수리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등 부대관리도 부실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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