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친왕이 일본을 비롯한 유럽, 미주의 정세 등에 관한 개인적인 소견을 기록한 수첩(사진제공: 문화재청)

재일교포 하정웅 선생, 영친왕비 사후 유품 인수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재일교포 하정웅 선생의 자료 기증을 기념하는 ‘하정웅 기증전-순종 황제의 서북 순행과 영친왕·왕비의 일생’ 특별전이 내년 1월 3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하정웅 선생(1939~)은 영친왕비의 사진, 서신류 유품 610건을 2008년 12월 주일본 한국대사관에 기증했다. 하 선생은 일본 오사카 출신의 재일교포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로 1974년 봄 창덕궁 낙선재에서 미술품 바자회를 준비하던 영친왕비를 만났다. 이를 계기로 오랫동안 영친왕비와 친분을 유지해 왔으며, 영친왕비의 유품을 인수했다.

특별전에는 ‘순종황제의 서북 순행’ 사진첩과 영친왕 휴대용 수첩, 영친왕비 일기 등이 처음으로 전시된다. 사진첩은 1909년 1월 27일부터 2월 3일까지 순종 황제가 당시 남대문역(현 서울역)을 출발해 평양, 신의주 등 한반도 서북지역을 순행한 전체 일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다.

영친왕 휴대용 수첩은 영친왕이 일본을 비롯한 유럽, 미주지역을 순방하며 개인적인 소견을 기록한 것으로 일본, 프랑스의 교육제도와 농업의 중요성 등에 대한 생각을 볼 수 있다.

영친왕비의 일기는 1919년 한 해 동안 쓴 것으로 결혼을 한 해 앞둔 신부로서의 설렘과 영친왕에 대한 그리움이 잘 드러나 있다.

이 밖에도 지인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영친왕 부부의 유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사진 100여 점이 전시된다.

기증자료 이외에도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영친왕비가 창덕궁 낙선재에서 사용했던 가구와 생활 소품, 직접 만든 자수병풍과 회화도구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 유품들은 1989년 영친왕비 사후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