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미술] 능강솟대문화공간 - 소도(蘇塗)와 솟대
[종교와 미술] 능강솟대문화공간 - 소도(蘇塗)와 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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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제천 금수산 자락 청풍호숫가 ‘능강솟대문화공간’에 설치된 하늘바라기 솟대. (사진 제공: 능강솟대문화공간) ⓒ천지일보(뉴스천지)

“하늘과 사람 이어주는 희망의 안테나”


[천지일보=김지현 기자] “솟대는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 희망의 안테나’라고 할 수 있지요. ‘능강솟대문화공간’ 윤영호 관장의 말이다.

“솟대 만든 지 25년 됐어요. 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하던 1985년부터 솟대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2005년도부터 제천시의 협조로 이곳에 솟대문화공간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 윤영호 작가.
이 분야 최고의 대가로 꼽히는 윤영호 작가는 지난 2006년 광주비엔날레 주제출품작인 ‘열풍 변주곡’을 비롯해 400여 점의 솟대를 청풍호반과 어우러진 이곳 능강솟대문화공간에 전시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 산 6번지, 소백산 가는 길에 ‘하늘을 향한 희망의 솟대테마공원’이 있다. 이곳 마당에 ‘ㅎ ㅁ ㅅ ㄷ’이라는 하얀 조각이 눈에 들어온다. ‘희망 솟대’를 압축해 표현한 신선한 아이콘이다. 하늘과 땅, 호수가 만나는 곳에 솟대들이 하늘바라기를 하며 우뚝 서 있다.

오리나 기러기 등 새를 높은 장대 위에 올려놓은 솟대는 고조선 시대부터 이어진 우리 고유 풍습이었다. 솟대가 세워진 정원에 흔치 않은 야생초와 소나무, 연못이 있어 계절마다 새로운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솟대전문조각가 윤영호 씨는 금수산 자락 청풍호반에 우리의 전통적인 솟대를 현대적인 조형물로 재구성한 약 400여 점의 솟대를 세워 희망의 동산으로 꾸몄다. 윤영호 작가에 이어 아들인 윤태승 작가도 작품을 하며 함께 이 공간을 꾸미고 있다.

자연적인 형상의 나무를 이용해 만든 작품, 솟대들이 여기저기 다양한 형태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성냥개비처럼 작은 솟대부터 실제 새보다 더 큰 솟대에 이르기까지 촘촘히 솟아 때에 따라 풍경을 운치 있게 연출한다. 각양각색의 솟대가 전시관 안팎과 뒤뜰, 야생화 산책로, 원두막에도 앙증맞게 솟아 있다.

‘능강솟대문화공간’은 문화체육관광이 선정한 전국 명인 명품 명소화 대상 3곳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솟대는 우리 인간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하늘을 향해 품는 희망의 안테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솟대는 2004년 세계박물관협회 총회에서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공식상징물로 선정됐다.

▲ ‘능강솟대문화공간’에 설치된 솟대 작품. (사진 제공: 능강솟대문화공간)
솟대의 기원은 삼산시대의 ‘소도’에서 유래됐다고 하니 우리민족의 문화를 상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지방에 따라 소줏대, 솔대, 별신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삼한시대에 우리나라 민간신앙에서 한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솟대를 세웠다. 또는 훌륭한 인물이 나오는 등 경사가 있을 때 축하의 뜻으로 기념비처럼 세우기도 했다.

소도는 삼한(三韓)시대 천신(天神)에게 제사를 지내던 성지(聖地)이다. 이곳에 신단(神壇)을 세우고 그 앞에 방울과 북을 단 큰 나무를 세워 제사를 올렸는데, 죄인이 이곳으로 달아나더라도 잡아가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후대 민속의 ‘솟대’가 여기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한다. ‘소도’의 명칭은 거기에 세우는 솟대(立木)의 음역이라는 설이 일반적이며 높은 터(高墟)의 음역인 솟터에서 유래했다는 주장도 있다.

소도에 대한 기록은 ‘후한서’ ‘삼국지’ 등에서 볼 수 있다. 이곳은 국법의 힘이 미치지 못해 죄인이 이곳으로 도망해 오더라도 그를 돌려보내거나 잡아갈 수 없어 도둑이 성행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소도는 그리스·로마의 아실리(Asillie) 또는 아실럼(Asylum)과 유사하가도 하다.

윤영호 작가는 우리 것을 지키고 이어가려는 정신으로 고조선 때부터 내려오는 우리민족의 유산, 하늘에 인간의 꿈을 전하는 솟대를 묵묵히 지켜왔다. 이곳 ‘능강솟대문화공간’에 가면 자연 경관과 함께 어우러진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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