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종교인들이 있다. 종교백화점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종교가 섞여 있지만 이들 종교로 인한 마찰이나 충돌은 그리 많지 않아 세계가 놀랄 정도라고 한다. 

이라크,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파키스탄, 인도처럼 종교로 인한 교회 테러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나라가 있는 반면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지만 유혈사태와 같은 크나큰 충돌이 없기 때문이다.

허나 이는 숲 전체를 보았을 때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나무 하나, 하나를 보게 되면 대한민국 또한 종교로 인한 마찰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외려 같은 종교 내에서 핍박과 조롱이 난무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으니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도 있다.

정부나 대기업들이 국민으로부터 받는 비난과 비판 못지않게 종교계 또한 비난을 받고 있으니 종교지도자들을 시작으로 종교를 가진 종교인들이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일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내가 믿는 종교, 내가 속한 단체만이 옳다는 막연한 생각과 맹목적인 믿음이 바닥에 떨어진 종교계 신뢰도를 끌어올려주지는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신뢰도 하락을 보인 개신교에게 더 많은 회개와 반성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국민으로부터 가장 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기도 한 한국교회건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비리와 불법은 이제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아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금권선거로 얼룩진 그 속내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금권선거보다 더한 불법이 활개를 치고 있으니 소속 단체들도 하나둘 탈퇴를 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한기총이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유는 인권유린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인정하기 싫겠으나 한기총 소속의 목사들이 강제개종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인권을 유린하고 짓밟았으니 책임이 없다 하지는 못할 것이다. 자기 집 단속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어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라 자만할 수 있겠으며, 한국교회를 위해 세워진 단체라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가족들을 이용해 사람을 납치, 구금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면서도 가족들의 허락 아래 진행된 일이라 하여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가는 일도 한두 번이요, 이를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보는 한기총의 태만함도 이제 더 이상은 용납할 수도, 용납돼서도 안 된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이들이 어찌 하나님의 이름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하나님을 믿는다 하는 사람을 개종시키려 드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이 이러할진대 개개의 한국교회는 어떠할 것인지 불 보듯 훤한 일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몇몇 대형교회는 강대상을 차지하기 위해 목사와 목사가, 목사와 장로가 편을 갈라 싸우는가 하면, 건물을 더욱 크고 화려하게 짓기 위해 편법을 행하기도 한다. 이토록 불법이 판치는 이름뿐인 한국교회에 과연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이렇듯 한국교회에 불법이 성행하고, 신뢰도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개신교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수련회를 통해 ‘대안적 교회공동체’를 논의하겠다고 나섰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성장주의, 물량주의, 개교회주의로 점철된 한국교회의 현실을 반성하고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의 수련회를 통해 ‘작은 교회’ 등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는 교회공동체를 소개하고 오늘날 지속가능한 목회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대안적인 교회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한다’라는 간담회를 통해 교회 운영, 전도 등 교회 내․외부 활동에 어떻게 대안적인 방식을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한다. 한국교회를 변화시키고 회복하려 한 취지는 좋으나 과연 이러한 고민과 방법으로 한국교회가 회복되겠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고 싶다.

2000년 전 예수가 이스라엘 땅에 왔을 때 예수를 영접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천국이 가까이 옴을 전파하며, 시대의 완악함과 부패함을 회개하라 외쳤던 예수를 오히려 그 당시 종교지도자들인 서기관과 바리새인은 핍박하고 조롱했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허물을 드러내고 회개할 것을 외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고,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핍박했다. 허나 그 핍박과 조롱 가운데서도 예수가 하나님이 함께하는 참 목자라는 것을 알고 믿어 영접한 제자들로 인해 오늘날까지 복음의 씨가 뿌려질 수 있었다.

오늘날도 예수 초림 때와 다르지 않다. 시대가 완악하여져 회개를 외치는 이때에 과연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믿는다 하는 이들이 가야 할 곳은 어디이며, 귀를 기울여야 할 곳이 어디인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이다. 핍박과 조롱 속에서도 예수를 따르던 제자들과 선지사도들의 믿음이 오늘날 예수를 믿는 이들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