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의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FTA 처리·야권통합 추진 지지부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와 야권통합을 둘러싸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비준 후 3개월 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재협상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이를 둘러싼 당내 협상파와 강경파의 힘겨루기가 여전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시작한다는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 합의서를 받으면 재논의를 고려한다는 내용으로 당내 갈등을 수습했다.

물론 손 대표는 한미 FTA에 대한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에선 24일 국회 본회의를 처리 시한으로 보고 강행처리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기존정당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여야가 24일 물리적으로 충돌할 경우 민주당을 향한 비난도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준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과 지루한 싸움을 벌이는 동안 손 대표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손 대표의 지지율은 3.6%로 5위를 기록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前) 대표(26.6%)와 안철수 원장(24.8%), 문재인 이사장(8.9%), 유시민 대표(4.2%)가 손 대표를 누른 셈이다.

여기에 기존정당의 불신을 등에 업고 등장한 안철수 교수의 몸값은 더욱 오르고 있다. 1500억 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선언한 안 교수는 손 대표와 함께 유력한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동의할 경우 손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야권통합은 난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동당(민노당) 등 진보정당이 야권통합을 고리로 비준안을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 지도부는 다음 달 17일 통합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권주자들은 계속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원샷 전대가 아니라, 민주당만의 전대를 치른 후 통합전대를 치르자는 이들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선 야권통합을 이루고, 한미 FTA와 관련한 ISD 폐기 문제를 순조롭고 매끄럽게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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