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티투어버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이에서 어른까지 신기한 볼거리 가득 “이렇게 가까운 곳에 이런 특별한 곳이?”
한가을의 과학탐방, 외국인에게도 ‘인기’

[천지일보 대전=강수경 기자] 가끔 도시를 탈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가까운 교외만 나갔다 와도 반나절에서 하루가 통째로 날아가는 통에 엄두조차 내기 쉽지 않다. 하지만 가볍게 3~4시간 정도면 도심 속 일상을 탈출해 특별한 체험과 가득한 볼거리를 만끽해볼 수 있다. 여러 코스로 구성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도시의 매력을 느껴보자.

대전지역에서는 총 4가지의 코스로 시티투어버스가 운영되고 있다. 과학투어, 생태환경투어, 역사문화투어, 야간투어 노선이다. ‘과학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과학투어 버스는 화~일요일까지 매일 운행해 가장 많은 횟수로 시민들을 맞이했다. 기자가 이 코스를 직접 체험해봤다.

시티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대전역에 도착했을 땐 벌써 시민들이 나들이 복장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을철 단풍 산책 즐기기 위해 생태투어 노선을 선택한 팀과 과학투어 노선을 택한 팀으로 나뉘었다.

기자가 체험을 결정한 과학투어 노선에는 문화해설사를 포함해 총 6명이 탑승했다. 이 코스는 대전역을 출발해 정차코스를 제외하고 솔로몬 로 파크~화폐박물관~지질박물관~유성족욕체험장을 거쳐 다시 대전역까지 오는 3시간 30분 코스다.

사실 대전 대덕특구 쪽은 이 외에도 국립중앙과학관, 엑스포과학공원, 시민천문대, 천연기념물센터 등 볼거리가 많아 제대로 체험하려면 날짜를 따로 잡고 가서 각 기관을 여유 있게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

 

▲ 솔로몬 로 파크에서 관광객들이 지문감식을 체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가족에 인기, 법을 직접 체험한다 ‘솔로몬 로 파크’

 

대전 시가지를 지나면서 매 코스를 지나갈 때마다 문화해설사의 해설이 이어진다. 혼자 갔다면 전혀 알지 못했을 정보들이 그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시티투어 참가자들은 정보를 알면서 관람하니 투어가 더 맛깔스럽다. 과학투어코스에서만 4년째 문화해설을 해온 박혜란 문화해설사의 능숙하고 줄기찬 설명에 참석자들의 입에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장 먼저 버스가 시민들을 데리고 간 곳은 솔로몬 로(Law) 파크다. 법을 주제로 꾸며진 테마 파크다. 법무부 지원으로 대전소년원 건물을 리모델링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신했다. 가족단위 방문객과 초등학생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모의 법정과 입법 체험실에서 재판과 국회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고,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과학수사실에서는 지문 감식과 거짓말 탐지기 등 첨단 수사장비를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환상적인 놀이터가 아닐 수 없다. 2층은 3D영화가 상영되고 1층의 일부분은 유아들도 교통 법규 체험과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그야말로 가족들이 찾아오기 안성맞춤이다.

 

▲ 화폐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어른 방문객 만족, 모든 돈은 다 모였다 ‘화폐 박물관’

 

그 다음 찾아간 곳은 화폐박물관이다. 역시 어른들은 돈을 좋아한다. 어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고 하는 화폐박물관에서는 돈의 역사를 짚어볼 수 있다. 또한 화폐위조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처리를 했는지,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기념일이나 특수한 날에 맞춰 발행하는 기념주화 등 웬만해선 보기 어려운 화폐들이 총집합해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우리나라에 조선사업을 시작하면서 외자를 유치할 당시 사용했던 500원짜리 지폐도 볼 수 있다.

박혜란 해설사는 “외국에서 우리나라에 무슨 볼 게 있다고 외자를 유치해줬겠는가. 하지만 고 정주영 회장이 500원짜리 지폐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에 위대한 배를 만든 위인이 있다며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을 소개했지요”라고 설명했다.

 

▲ 지질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어린이 호기심 충족, 고생물의 신비함을 들여다본다 ‘지질 박물관’

 

그 다음 투어는 지질박물관이다. 지질박물관은 박물관의 성격에 맞게 건물외형도 공룡 스테고사우루스의 모양을 형상화했다.

고대 생물과 광물부터 중생대 공룡을 거쳐 현대 사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교과서에서 보는 딱딱한 수업이 싫은 학생들에게는 피부로 와 닿는 체험교과서인 셈이다.

공룡화석과 고생물 화석의 실물이 전시돼 청소년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역시 호기심이 많은 어른 관광객들의 구미도 만족시켰다.

또한 후쿠시마 일본 대지진으로 지진대에 관심이 많아진 사람들에게 지진이 일어나는 원인과 지진대를 지구본의 모습에 투영해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영상도 관심을 끌었다.

 

▲ 유성족욕체험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뜨끈한 온천에 발 한 번 담근다, 피로 싹~ ‘온천 족욕장’

 

과학투어로 지적 만족을 느꼈다면 이젠 온천수에 편안히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할 차례. 마지막 행선지는 유성족욕체험장이다. 유성온천수를 많은 시민이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일 년 내내 개방한다. 이미 지역의 명소가 돼 늘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족욕장을 관리하는 안청석(69, 남) 담당자는 “하루 15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온천에 다녀가면 몸이 가볍고 하니까 많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며 “인근에서도 많은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발을 담그기에 앞서 먼저 발을 씻는 것은 기본. 시티투어 일행인 강혜현(32, 여) 씨가 온천수가 반가워 발을 씻지 않고 담그려 하자 여기저기 ‘발을 먼저 씻어야지’라는 소리가 쏟아져 일대가 한동안 소란스러워진다.

중국 화교로 부산에서 일부러 시티투어를 하기 위해 대전에 왔다는 강 씨는 “원래 온천을 매우 좋아하는데 시티투어 후 발을 담그니 편안한 게 정말 좋다”며 “오랫동안 발을 담그고 싶었다”고 전했다.

외국인이 보는 시티투어 “한국을 체험하는 좋은 기회예요”

강혜현 씨는 일행과 함께 전국의 시티버스투어를 하나씩 체험해가고 있었다. 그는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니까 정말 좋아요. 부산에서 이용하고 대전에 왔는데 이후에 다른 지역도 가볼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투어를 하면서 할 수 있는 체험은 직접 다 해봤다고 했다.

중국에서 한국에 들어와 참석하게 된 또 다른 참석자도 시티투어를 통해 한국의 이미지를 다시 새기게 됐다고 했다.

중국에서 한식을 조리하고 있어 한국문화에 대해서 더 깊이 배우려고 한국에 왔다가 이번 시티투어에 참석하게 된 리우리(47, 여, 흑룡강성 무단장시) 씨는 “처음에 대전역 중앙시장에서 상인들이 싸우는 것을 보고 이미지가 좋지 않았는데, 해설사가 부지런하게 설명해주고 투어를 하면서 도시가 아주 깨끗한 것을 보고 이미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설명을 잘 해줘서 박물관과 역사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됐다”고 좋아했다.

김종해(56, 남) 씨는 “리우리 씨에게 체계적으로 한국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대전이 좋을 것 같아서 대전에 왔다”고 말했다.

시티투어버스는 도시민의 여행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었다.

대전 시티투어버스는 화~일요일까지 운행되는 과학투어 노선 외에 ▲화·목·토 생태환경투어(대전역~계족산황톳길~대청댐물문화관~대청호반길~대청호자연생태관~대전역) ▲수·금·일 역사문화투어(대전역~동춘당근린공원~우암사적공원~뿌리공원~대전역 ▲4~10월 중 야간투어(대전역~유성족욕체험장~시민천문대~엑스포교/한밭수목원~유성족욕체험장)로 구성됐다.

야간투어를 제외한 나머지 투어는 1일 2회 운행하며, 오전과 오후 타임으로 한 가지 코스 비용 3000원을 지불하면 다른 코스를 환승해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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