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어머니의 위로를 받으며 교문을 나오고 있다. (연합)
만점자 1% 안팎 예상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10일 실시된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언어·수리·외국어영역에서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 이에 따라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보다 많이 늘어난 1% 안팎으로 전망됐으며,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EBS 수능 교재 연계율도 지난해보다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언어·수리영역, 변별력은 EBS 비연계… 최상위권 가를 듯

1교시 언어영역은 지난해보다 쉽고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약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50문항 중 37개 문항이 EBS 교재·강의와 연계 출제돼 연계율은 74%로 전 영역 중 가장 높았다.

문학 6문항 중 5문항이 EBS 교재에서 나왔으며 비문학에서도 EBS 교재의 지문과 출제문항이 모두 거의 유사했다. 작년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았던 현대 희곡인 함세덕의 ‘산허구리’가 이번에 출제됐다.

그러나 비문학, 문법, 쓰기 문항이 약간 까다로웠다. 쓰기에서는 신유형 문제가 많았고 읽기 지문의 어법 문제도 어려웠다.

입시 전문가들은 특히 비문학에서 어려웠던 문제로 양자역할을 다룬 지문과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를 설명한 지문 등을 꼽았다.

또 어휘 부분에서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해 하나의 구성단위처럼 인식되는 경우’에 관한 문제(11번)와 읽기 부분에서 ‘바로크 시대의 기악 문제를 음악 수사학의 영향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다룬 예술 소재 지문(43~46번)이 고난도로 분류했다. 비상에듀 심재선 국어과 수석연구원은 “올 9월 모의평가 만점자 비율이 1.96%로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그 때보다 고난도 문항이 더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2등급 대인 김규환(19, 대신고) 군은 “외국어영역은 지난 수능보다 쉬었다. EBS 교재에서 보던 문제가 그대로 나와 쉽게 풀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난이도 조절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2교시 수리영역도 언어영역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수리 나’형을 본 문과 수험생들은 대체로 쉬웠다고 한 반면 이과생들 사이에서는 어렵다는 반응과 평이하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수리영역 문항의 EBS 연계율은 70%로, 30문항 중 21개가 EBS에서 나왔다. 대표적 사례로는 가형 10번과 12번 문제(홀수형)로 EBS 교재 내용이 숫자만 바뀌어 출제됐다.

올해부터 수리 나형에 새로 추가된 미적분도 고난도 문제없이 평이했다. 하지만 변별력을 위한 고난도 문항은 비연계 문항에 집중돼 있어 이에 따라 최상위권은 갈릴 전망이다.

가형의 21·28·29번 문제, 나형의 20·28번 문제도 비연계 문항으로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수리 가·나형 공통 문제인 30번 문항은 몹시 어려워서 만점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됐다.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문을 나오고 있다. (연합)
외국어·탐구영역 평이…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 줄어

3교시 외국어영역에서는 EBS 연계가 더욱 두드러져 학생들의 연계 체감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연계율은 전체 50문항 중 35개로 70%로 파악됐다. EBS 외국어영역 연계 교재는 모두 6권인데 연계 문제 35개 가운데 무려 20개가 ‘수능완성’ 교재와 연계된 것으로 나왔다.

언어·수리와 달리 외국어에서는 최상위권을 변별하는 문제 역시 EBS에 연계돼 출제됐다. 어법 가운데 21번(홀수형)이 가장 까다로워 만점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평가됐고, 빈칸 추론 문제인 26·30번도 고난도로 분류됐다.

경복고 앞에서 만난 김준희(22) 씨는 “수능이 전반적으로 쉬웠다”면서 “작년보다 EBS 연계율도 높았다”고 말했다.

4교시 탐구영역과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선택과목 간 난이도 차이가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출제위원단에 따르면 이번 수능은 학교 수업에 충실한 수험생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출제하고 편중되거나 중심을 벗어난 부차적인 내용은 피했다.

출제본부는 탐구, 제2외국어영역의 EBS 교재 연계율은 70%, 70.9%(사탐), 70.0%라고 밝혔다.

특히 단순 기억에 의존하는 평가대신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 주어진 문제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추리·분석·탐구하는 사고 능력에 대한 측정이 중시됐다.

또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타당도 높은 문항 출제를 위해 이미 출제된 문항이라 하더라도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핵심적인 내용은 문항의 형태와 발상, 접근 방식 등을 다소 수정해 재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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