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청년의 모습을 지니고 있는 김태곤 박사는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경제인불자연합회 홍보대사, 가수 김태곤 박사 인터뷰

“산모퉁이 바로 돌아/ 송학사 있거늘/ 무얼 그리 갈래갈래/ 깊은 산속 헤매냐/ 밤벌레의 울음계곡/ 별빛 곱게 내려앉나니/ 그리운 맘 임에게로/ 어서 달려가보세/ 어서 달려가보세/ 어서 달려가보세~”

지난 9월 서울 한복판 조계사 대웅전에서는 ‘송학사’가 생음악으로 울려 퍼졌다. 한국경제인불자연합회(경불연) 서울지역 창립법회 자리였다. 경불연은 한국 경제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경제인 불자들이 모여 회원 상호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부처님의 자비희사 정신을 실천하고자 2010년 6월 15일 창립한 단체다.

가수 김태곤은 경불연 홍보대사로서 창립법회를 축하하기 위해 직접 그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인생의 연륜에서 나오는 그의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동시에 심금을 울렸다. 신비감마저 감돌았다. 그의 노래에는 철학이 담겨있으며 인생들에게 삶이 무엇인가를 잠시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7080세대라면 어느 날 갑자기 도포입고 삿갓 쓰고 브라운관에 나타나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가수를 기억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의 최근 근황이 궁금했다. 가수 김태곤을 서울 남산공원에 있는 조용한 카페 정원에서 다시 만났다.

◆노래‘ 송학사’ 통해 맺은 불교와의 인연
가수 김태곤을 경불연에서는 ‘박사님’으로 부른다. 왜냐하면 그는 지난 2003년도에 대구 한의대 대학원에서 보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현재 원광대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제 머지않아 음악과 경제, 보건과 철학, 나아가 불교가 어우러진 심오한 세계, 방향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는 멋진 프로그램이 그에게서 나오리라 기대해 본다.

그의 노래 송학사를 들으면 불교적인 색채가 짙게 풍긴다. 불교에 대해, 인생에 대해 깊은 성찰과 깨달음을 얻은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노래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가 송학사를 만든 나이는 군인 시절이었던 20대 중반이다. 그때 그는 불교를 믿는 불자가 아니었고 인생을 안다고 하기에도 이른 나이였다. 그런 그가 송학사를 만들었다는 것은 그가 불제자가 될 인연을 암시한 일인지도 모른다.

김태곤이 불자가 된 것은 석주스님(1909~2004)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그의 노래 송학사에는 “불교의 심오한 가르침이 담겨있고 아주 간결하고 쉽게 표현됐다”는 석주스님의 평가가 있었다. 그런 인연으로 조계종 전법사 품수를 받게 됐고 그 후 불교에 대해 조금씩 공부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로 그는 사찰공연을 많이 했고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법산스님(전 동국대 불교대학장)으로부터 불교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됐다.

▲ 김태곤 박사가 싱잉보울(singing bowl)이라는 악기를 통해 비움을 철학을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상선약수’ 물처럼 흐르는 게 최고의 선
김태곤 박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 좋지만 그중에서도 금강경에 나오는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이라는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다고 한다.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물처럼 흐르는 것이 최고의 선’이라는 말씀처럼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란 “물처럼 흐르되 그 자리에 고여서 썩지 않고 계속 흐르면서 모든 생물을 살려주고 자신은 마지막에 마심을 당하고 증발을 당하는 물과 같은 마음”이라며 현대인들이 집착과 욕심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김태곤 박사가 경불연 홍보대사를 맡게 된 이유는 명확했다.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 위로는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구제한다)’을 많은 불자 경제인들이 실천하는 데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 위해서이다. 경제인들이 속도를 너무 내다보니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고, 경제인들을 보는 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고 그는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경제 개념을 불교‧명상 음악과 결합시키는 콘텐츠를 만들어 여법한 경제 활동이 이뤄지고 경제인들 스스로도 행복하고 즐거운 경제활동을 할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 생각을 가지고 경불연 홍보대사를 흔쾌히 수락했다.

◆“음악 하면 삶의 활력 넘칩니다”
김태곤 박사는 보건음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창시하고 있는 개척자다. 음악을 하면 젊음이 유지되고 노화가 지연되며 신경전달 물질이 잘 나와서 불면증‧우울증‧불안증 등을 해소시켜주고 나아가 면역기능을 강화시킨다고 김 박사는 말한다. 또한 음악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두 악기는 비워져 있고 비움에서 울림이 나온다. 그 울림이 우리를 동조화 시킨다”며 “비움에서 나오는 울림을 들으면 우리도 비움을 닮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치 하늘과 맞닿은 바닷물이 푸른 것처럼 말이다.

김 박사는 마음에 여유가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후진국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오히려 선진국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우리 민족은 악(樂)과 무(舞)를 즐기던 전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문화와 예술 감각이 뛰어난 민족”이라고 말하는 그는 외세의 침략을 당하다보니 여유가 없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분노한다고 세상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는 그는 “세상이 변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돈 있고 건강하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은 즐거움에서 온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이 여유로움을 주고 영혼을 치유하는 벗이 돼 저절로 즐거워져서 기분전환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음악을 하면 부정적인 에너지가 없어지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겨 삶의 활력이 넘친다”면서 음악을 생활화 하라고 권했다.

▲ 김태곤 박사가 인터뷰를 하면서 기타로 송학사를 연주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음악 장르라 해도 그 음악 정보를 습득하고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이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는 게 김 박사의 얘기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수표를 가지고 다니거나 호주머니에 금괴를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사람의 행복은 물질에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그는 찬송가 없는 교회 없고 찬불가 없는 사찰은 없다며 긍정적인 에너지의 음악을 많이 듣고 흥얼거리고 연주하면 일상생활이 즐거울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태곤 박사는 국민 한 사람이 한 가지의 악기를 연주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음악을 듣는 것도 좋지만 직접 노래를 부르며 악기를 연주하면 더 좋다는 것이다. 굳이 노래를 잘 못 부르고 연주를 잘 못해도 괜찮다는 게 그의 얘기다.

음악은 어머니 숨결 같은 자연의 리듬이기 때문에 인위적이고 규격화된 도시 생활에서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고 김 박사는 말한다. “돈을 벌려면 매일 낮만 있어야 하지만 밤 없는 낮은 잊을 수 없어요. 밤은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고 성장호르몬이 나오고 휴식을 줌으로써 내일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합니다. 별이 빛나는 은하수와 같은 찬란한 노래를 통해 참 휴식을 얻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 기분을 전환해 생활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음악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당부했다.

김태곤 박사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음악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담은 책을 집필 중이다. 곧 신곡도 발표할 것이라는 그는 “샘솟듯 영감이 떠올라 곡을 많이 만들었으니 기대해도 좋다. 밀도 있고 비중감이 있는 노래가 나올 것”이라며 신곡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그는 필리핀 국립 이리스트 대학교 사이버 대학 상담학과‧치유예술전공 학과장으로서 사이버에서 강의를 할 예정이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일들은 자신만의 행복을 위한 게 아닌 것 같다. 부처님과 음악의 공통적인 가르침인 비움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그의 원이 이뤄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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