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이 중국에 수출하는 광물 자원량이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국제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광물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와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봉현 연구위원이 공동으로, 중국당국이 집계한 ‘북중 광물자원 수출입 동향(2008∼2011년)’을 분석해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對)중국 광물수출 규모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08년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한 광물은 248만t이었고, 2009년에는 373만 3000t을 기록했다. 2010년에는 479만 9000t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1∼9월에만 842만t으로 치솟았다.

광물 교역액도 크게 증가했다. 2008년 1억 9600만 달러, 2009년 2억 6100만 달러, 2010년 4억 300만 달러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올해 1~9월 교역액은 8억 5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억 4500만 달러)보다 3.5배나 많았다.

중국이 수입한 광물은 대부분 석탄(무연탄)이었다. 올해 1∼9월 석탄 수입량은 819만t으로 사실상 석탄 수출이 교역액 증가의 주원인이 된 셈이다. 고품질 무연탄의 경우 국제시세가 t당 200달러인데 북한은 평균 t당 101달러에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북·중 간 광물 교역량 증가는 여러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헐값’으로 중국에 광물을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 공급, 도로 정비, 신식장비 구비 등 광물을 캐고 실어 나르기 위한 기본 조건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중국 측에 채취를 맡기고 수익의 일정 부분을 나눠 갖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에서 지질탐사학을 전공하고 광물 생산 현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지난 9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설 낙후, 인프라 부족으로 북한 주요 지역의 광물 생산량은 80년대의 10%에도 못 미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2012년 강성대국의 해를 맞아 자금이 급한 북한이 악수(惡手)를 두고 있는 형국”이라면서 “특히 후계자 김정은이 경제 부문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에 광물 수출 현상은 더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조봉현 연구위원도 “북한산 석탄의 품질이 매우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 같다”면서 “광물 수출은 군부의 외화벌이 사업이므로 군부가 돈벌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