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엠진] 전국탐방 통영 ‘한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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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루」문화답사

이순신 혼이 머무는 곳 ‘한산도’

 

통영과 거제도는 바다를 끼고 있어 통영한산대첩축제, 거제도바다축제 등 여름철 축제로 유명한 곳이다. 노을 지는 하늘빛만큼이나 샛노랗게 벼들이 익어가는 계절, 돌연히 통영과 거제도를 찾았다. ‘여행은 충전’이라고 말하지만 생애 충전보다 더 간절했던 게 있다. 생각이 깊어지는 가을, 매 순간 목숨을 내어놓고 살았던 사람과 목숨을 연장코자 하는 왕을 위해 기약 없는 여행길을 떠났던 사람, 이 두 사나이를 만나보고 싶었다.


 

 

400년 전 영웅 순신앓이, 나무들도 정갈했던 그 섬이 그립다

‘여기는 성지입니다’ ‘이충무공의 얼과 정신, 오늘 방문한 당신이 이어갑니다’ 한산도 섬에 있는 제승당을 향하는 길에 이런 글귀들이 있다. 곳곳에 적어놓은 글귀가 마음을 차분하고 경건하게 만든다. 이순신 장군이 밟았던 땅, 전쟁 당시를 말없이 지켜보며 오늘도 섬을 지키고 있는 나무들. 특히 나무들을 가만 살펴보니 곱슬머리를 가지런히 빗어 놓은 듯 비집고 나온 가지 하나 없이 정갈하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순식간에 숨어버리는 게들도 군기가 들어 있어 보였다. 한적해서인지 한산도의 모든 생물체에 이순신 장군의 기운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끓나니…’ 한산도가를 읊었던 수루. 여기서 이순신 장군은 그토록 나라를 걱정하며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짰던가. 수루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니 이순신 장군의 한숨소리가 들리고, 빈틈없는 준비로 승리를 다짐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졌다. 외로움과 고독감에 자신을 죽여 가며 대의를 위해 마음을 다잡았을 이순신. 제승당 내부에 충무공 전적을 그린 다섯 폭의 해전도 중 우국충정도(憂國衷情圖)는 비록 당시를 상상하고 그린 그림이지만 ‘천신께 기도하는 이순신’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기에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23전 23승. 하늘이 충무공의 편을 들지 않고서 어떻게 가능한 기록이겠는가. 또 이순신의 생사초탈의 자세는 어디서 비롯됐나. 사실 전쟁도, 나라를 잃어본 경험도, 군대 경험도 없는 기자 입장에서 ‘목숨 건 충성’을 말하기에 낯간지럽기만 하다. 하지만 충무공의 삶의 태도와 강인한 정신력은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부럽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러니 더욱 그 정신의 근원을 알고 싶었는데 이 장군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면서 조금씩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순신이 43세에 녹둔도 둔전관을 했을 당시 직속상관이 이 일을 거짓보고 하는 바람에 죽을 뻔했으나 어떤 변명도 없이 “죽고 사는 것은 천명에 달렸다”는 자세로 임했다. 옥포, 합천, 적진포, 당포, 당항포, 율포, 견내량(한산도대첩), 안골포 해전 등 숱한 수전에서 승리를 거뒀음에도 그의 나이 53세에 임금을 업신여겼다 하여 파직되고 백의종군하게 됐을 때, 조카 이분이 간수에게 뇌물을 쓰면 나올 수 있다고 하자 “죽고 사는 것은 천명이다. 죽게 되면 죽을 뿐이다”고 타일렀다.

그에겐 풍전등화 같은 조국의 현실 앞에 ‘적의 섬멸’만이 목표요 삶의 이유였지 자신의 목숨을 위한 어떤 변명도 하지 않았다. “한 번 죽음으로써 나라에 보답하는 것이 무엇이 그리 아까울 것이냐. 오직 죽음이 있을 뿐이다” “원컨대, 한 번 죽음으로 기약하고 곧 범의 굴을 바로 두들겨 요망한 기운을 쓸어버리고 나라의 부끄러움을 만분의 하나라도 씻으려 하옵는바, 성공하고 실패하고 잘되고 못되는 것이야 신이 미리 헤아릴 바가 아니다”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다(死卽生,生卽死)”라는 것이 이 충무공의 신념이요 가치관이었다.

그는 명(命)을 하늘에 맡겨두고 하늘과 일치되어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자 되는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과 물이 떠는도다(삼척서천三尺誓天 산하동색山河動色)” “바다에 맹세하니 고기와 용이 움직이고 산에 맹세하니 풀과 나무가 안다(서해어롱동誓海魚龍動,맹산초목지盟山草木知 )”고 했다. 실제 이순신은 천문을 비롯한 자연의 이치를 이용해 매번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 난중일기엔 무려 41회 꿈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는데 명량해전 전날 ‘이날 밤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이렇게 하면 이기고, 이렇게 하면 진다고 일러줬다’는 내용이 있다. 요행을 바라는 이는 결코 아니었으나 하늘을 감동시켜 모든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냈던 인물임은 틀림없다. 

*위의 자세한 내용은 고품격 문화 월간지 「글마루」11월호  문화답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마루」 는 전국 서점에 있습니다.

(글: 박미혜 기자, 사진: 최성애 기자, 영상편집: 손성환 기자) 

 

▲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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