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루」문화답사
제주 해녀가 정착한 아름다운 섬 ‘소매물도’
“소매물도, 좋으니까 살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통영의 소매물도. 스쳐 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였을까.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쓰레기 더미와 즐비한 펜션들은 소매물도를 따라다니는 미사여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두리번거리며 섬을 둘러보는데 관광객들의 차림이 하나같이 등산복이라 조금 의아해하며 망태봉으로 향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등줄기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차오르니 왜 등산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었는지 이유를 알 만했다.
등대섬이 잘 보이는 소매물도 봉우리 망태봉을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랐다. 여전히 헉헉대며 오르는 길목에 건어물을 파는 할머니 두 분이 계셨다.
밀짚모자를 곱게 쓰고 “김 한 묶음에 오천 원”이라며 조그마한 목소리로 외쳤던 한 할머니는 소매물도에서만 50년을 살았다고 했다. 할머니는 “고향은 제주도인데 해녀를 하다 보니 소매물도까지 오게 됐다”며 “사람들이 많이 나갔지만 그래도 좋으니까 살지”라고 했다.
40여 분을 걸어 올라 산봉우리 망태봉 근처에 도달하니 등대섬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가 나왔다. 선착장에서 만났던 아쉬웠던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파도치는 바다를 뒤로하고 고즈넉한 섬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평평한 섬 가운데 우뚝 솟은 등대가 무척이나 듬직해 보였다.
마침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건너갈 수 있는 70m 길이의 동글동글한 몽돌자갈밭도 살포시 속내를 드러났다. 자세히 보니 몇몇 사람들이 반쯤 열린 자갈밭을 건너고 있었는데 이를 지켜보던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나온 한 공무원은 “지난달에 반쯤 열린 바닷길을 건너다 파도에 휩쓸려 익사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섬이지만 무리하게 즐겼다간 큰일 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영상취재|편집: 손성환 기자 / 글: 박미혜 기자 / 사진: 최성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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