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소설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신과 같은 활약을 보인다. 그러나 역사 속 제갈량은 지극히 상식적인 사람이었다. 도술과도 거리가 멀었으며 그는 유교 중에서도 실천적이며 이성적인 형주학을 배웠다. 따라서 소설 속 내용만 언급하며 현란한 전략전술과 비상한 머리 때문에 그가 존경을 받는다고 단정을 지어서는 안 된다.

사실 제갈량의 가치는 그가 쌓은 ‘믿음’에서 빛이 난다. 주군일지라도 자신의 말을 따르게 했으며, 정책에 흔들림이 없어 민중의 신뢰를 얻었다. 특히 한나라를 규범으로 삼아 그 질서의 회복을 중시함으로써 후세에게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

그런가 하면 지(智)와 인(仁)의 용장(勇壯)으로 알려진 관우는 지나친 오만함으로 죽음에 내몰리게 됐다. 외교적으로 유연한 자세를 취하지 않았던 관우는 사실 제갈량과도 좋은 사이가 아니였다. 이런 오만한 성품은 평소 사대부를 경시하는 태도로 발현됐다. 후에 손권이 자신의 아들과 관우의 딸을 결혼시키고자 할 때에는 “범의 딸을 개의 아들에게 줄 수 없다”며 심한 모욕을 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관우가 연신 조조군을 격파하며 위세를 북돋우자 손권은 조조의 협공 제안에 주저 없이 관우를 공격하게 된다. 그때 마침 관우의 성품 탓에 그를 싫어했던 미방과 사인이 군수물자를 대는 데 힘을 다하지 않아 관우는 위태로운 위치에 놓였고, 마침내 두 사람이 손권에게 투항하면서 관우는 붙잡혀 참수를 당하고 만다.

나비효과라고 했던가. 그의 죽음은 유비나 장비의 마음까지 흐트러뜨리면서 이성을 잃게 했고 결과적으로 촉의 멸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유비나 장비 역시 정에 이끌려 이성적 사고나 유연함이 부족했던 셈이다. 결국 유연함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책은 제갈량 등 삼국지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대 직장인에게 필요한 생존의 지혜와 기본적인 처세를 전하고 있다. 성향별로 7가지 타입에 분류해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진단한다.

와타나베 요시히로 지음 / 랜덤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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