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북한의 고려항공이 구소련 붕괴 후 처음으로 유럽까지 닿는 직항 노선을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이 내년 4~5월 두 달간 독일 베를린과 평양을 직항하는 전세기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26일(현지시각)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에 있는 북한 전문여행사 ‘코리아 콘술트’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독일의 베를린과 북한의 평양을 잇는 새 노선이 내년 4월과 5월 두 달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또 직항 노선의 개설로 그동안 중국이나 러시아를 경유한 후에야 평양에 도착 가능했던 유럽인의 북한 관광이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코리아 콘술트’의 한 관계자는 “유럽과 북한 간 직항 노선이 개설된 것이 구소련 붕괴 후 처음인 이례적인 일”이라며 “고려항공이 정확한 항공일정과 항공기 이용료를 내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RFA에 전했다.

현재 여행사 측이 소개하고 있는 임시 항공 운항 일정을 보면, 베를린발(發) 평양행 항공편은 4월에 3번, 5월에 1번 있으며 평양발 베를린행 항공편은 4월에 3차례 있다.

여행사 측에 따르면 베를린과 평양을 취항하는 여객기는 고려항공의 투폴레프 TU 204-100 기종이다. 러시아산으로 북한이 2010년 새로 구입한 항공기 두 대 중 하나다. 그간 유럽연합(EU)은 국제 안전기준 평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이 두 대를 제외한 나머지 고려항공의 기종에 대해 6년 째 취항을 금지해 오고 있었다.

한편 북한은 과거부터 꾸준히 독일을 통해 유럽 진출로를 확보하려고 했다. 특히 독일은 다른 유럽 국가보다 북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독일 관계 전문가인 이영기 고려대 외래교수는 “북한이 유럽 전체를 하나의 활동무대로 생각할 때 대부분 독일을 거쳐 가는 게 관례였다”면서 “북한은 독일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협력적 위치에 있는 데다 특히 독일을 통해서 EU와 접촉하기를 원하고 있다. 직항 노선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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